1950년대에 항문경련 또는 항문경련증후군(Levator Spasm Syndorme)으로 처음 명명된 이같은 항문주위 통증은 대략 2000년 이후 항문거근증후군(肛門擧筋症候群, Levator Ani Syndrome)으로 보다 구체적으로 불리고 있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항문거근증후군은 성인 10명 중 한두 명이 걸릴 정도로 흔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흔히 치질로 오인하지만 치질이나 변비가 직접적인 요인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전문의들은 누적된 과로나 스트레스, 오래 앉아 있는 습관, 동반된 변비의 영향, 무리하게 항문에 힘을 주는 배변 습관, 여성의 출산, 항문 주위 근력 약화 등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역학적 통계는 없지만 여성이 다수를 차지한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를 ‘병다운 병’으로 인정하지 않아 ‘항문불편감’ ‘만성직장통’ ‘미골통’ 정도로 부르기도 한다. 항문거근은 항문올림근으로도 불리는데 항문괄약근 중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해 배변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 근육에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근육세포가 약해지고 손상되면서 마치 항문에 무언가 끼어 있는 또는 빠질 것 같은 느낌, 잔변감, 화끈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항문거근증후군이라고 한다.
심 원장은 “항문거근증후군은 증상의 강도는 심하지 않지만 만성화된 통증이라는 점에서 환자의 고통을 결코 쉽게 넘겨볼 수 없다”며 “치질로 오인해 수술받거나, 변비인 줄 알고 쓸데 없는 약을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구분하는 팁으로 “치질은 출혈과 배변 시 통증, 종괴 등이 있지만 항문거근증후군은 이와 달리 배변과 관련 없는 간헐적 통증이 일어나며 출혈과 종괴가 없다”고 제시했다. 이밖에 항문에 가려움을 느끼는 항문소양증, 변비 위주형 또는 변비와 설사가 번갈아 나타나는 유형의 과민성장증후군 등을 항문거근증후군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의학교과서에 적혀 있거나 일선 병의원에서 하는 치료는 진통제 및 근육이완제 투여와 온수좌욕과 근육운동(바이오피드백), 자기장치료, 전기자극치료, 손가락 항문마사지 등이다. 통증으로 심리적 불안정을 보이는 사람에게는 심리치료와 신경안정제 복용 등이 권유되기도 한다.
심 원장은 “경구 투여 약물치료가 효과가 없으면 염증 및 통증 완화 목적으로 주사치료(트리암시놀론 등 스테로이드)가 시행되기도 하나 부작용 때문에 장기적으로 시행할 만한 치료는 아니다”며 “수지(手指) 항문 마사지는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를 실천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피드백은 환자가 항문근육이 조이는 상태를 모니터링으로 보면서 항문근육의 긴장 상태를 완화시키는 조절법을 익히는 것으로, 습득하기 쉽지 않고 이를 불편해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가장 무난한 것은 전기자극치료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피전기신경자극치료(TENS)는 전기에너지의 침투 깊이가 피부 아래 수 mm 정도에 그친다. 이런 정도로는 항문거근에 임상적 효과를 기대할 만한 전기자극을 가할 수 없다.
심 원장은 “일반 전기자극보다 약 10배 높은 고전압을 낮은 전류의 세기로 흐르게 하는 ‘엘큐어리젠요법’은 피부 깊숙이 항문거근까지 전류가 도달해 기능이 저하된 항문근육 세포에 전기자극을 가할 수 있다”며 “약 5차례 이상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항문거근 인근의 손상된 신경의 회복이 촉진돼 항문불편감과 통증이 완회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전기자극치료나 일명 자기방(磁氣房)에서 하는 치료는 원리가 잘못 돼서가 아니라 그 치료 강도나 작용 방식이 기대 수준에 못미치기 때문에 만족스러워하지 않는 환자가 많다”며 “엘큐어리젠요법은 새로운 치료원리와 작용방식을 채택해 이런 불만을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항문거근증후군을 가진 환자의 항문근육세포는 기능이 저하돼 세포내 전기에너지(음전하)도 정상치보다 크게 떨어져 있는 상태다. 이 때 엘큐어리젠요법 방식으로 전기를 가하면 세포에 음전하가 충전되고 세포 주변에 쌓인 림프찌꺼기가 녹아나와 세포 간 전기 소통이 촉진되는 게 치료 원리다.
심 원장은 “엘큐어리젠요법은 바이오피드백이나 항문마사지처럼 실천하기에 귀찮지 않고, 약물치료에 따른 부작용이 없으며, 튼튼해진 항문 근육세포 덕분에 재발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