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범행 전 살인사건을 검색하고 범죄물을 찾아본 사실이 드러난 바 있는데, 방송에 따르면 특히 ‘화차’라는 영화를 반복해서 시청했다고 진술했다. 일본 소설 원작인 ‘화차’는 2012년 개봉한 영화로 여성 주인공이 범죄를 저질러 타인의 신분으로 살아가는 내용을 다룬다.
실제로 정유정은 체포 후 초기 진술에서 ‘피해자 신분’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범행을 인정하기 전에는 “피해자의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누군가 범행 중이었다. 그 범인이 제게 피해자의 신분으로 살게 해 줄 테니 시신을 숨겨달라고 했다”며 자신의 범행을 부인한 바 있다.
범죄학자인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거짓 진술 속에서도 정유정의 욕구를 살펴 볼 수 있다. 시신을 유기하는 대가로 피해자의 신분으로 살게 해주겠다는 얘기는 정유정에게 피해자 신분을 살게 해준다는 건 보상의 의미라는 것”이라며 “피해자의 대학, 전공에 대한 동경이나 열망이 있기 때문에 이같은 진술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