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세 표세준씨 "연배 비슷한 어머니 떠올랐다"
고속도로 안전순찰원 안창영·문희진 씨도 수상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순간 연배가 비슷하신 어머니가 떠올라 빨리 구해 드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지난여름 80년 만에 중부 지방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 속에서 고립된 이웃을 구한 표세준(26)씨가 ‘LG 의인상’을 받았다. LG 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으며 2018년 구광모 LG 대표 취임 이후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선행을 다하는 일반 시민으로까지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 폭우 속에서 고립된 이웃을 구한 표세준 씨. 사진=L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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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홍보원 소속 공무원인 표씨는 올 8월8일 오후 9시께 서울 서초구에서 운동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왕복 6차선 도로 한가운데 고립된 운전자를 발견했다. 운전자는 성인 키만큼 차오른 물 속에서 간신히 차량 트렁크 위에 올라가 구조를 요청하고 있었다. 당시는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로 순식간에 물이 불어난 상황이었다.
표씨는 목까지 차오르는 흙탕물 속에서 침착하게 주변에 떠있던 플라스틱 표지판을 챙겨 운전자에게 헤엄쳐 갔다. 그는 표지판을 부표 삼아 안전한 곳으로 운전자를 옮긴 뒤 말없이 현장을 떠났다.
불이 난 화물차 유리창을 깨 차 안에 갇힌 운전자를 구조한 고속도로 안전순찰원 안창영(42)씨와 문희진(37)씨도 LG 의인상의 주인공이 됐다.
| 불이 난 화물차의 유리창을 깨 갇힌 운전자를 구한 안창영 씨. 사진=L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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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경북지역본부 영주지사 소속 안전순찰원인 두 사람은 지난 7월11일 오전 7시께 충북 단양군에 위치한 중앙고속도로 상행선 두음교 부근을 달리던 화물차가 넘어져 불에 타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후 현장 확인을 위해 사고 현장에 접근했고, 전복된 차량에 갇혀 있는 운전자를 발견했다.
차가 서너 번 이상 폭발하며 불타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두 순찰원은 업무 차량에서 공구를 챙겨 사고현장에 다시 돌아와 조수석 유리창을 깨고 손과 꼬챙이로 깨진 유리를 들어 올려 운전자를 구출했다. 구조 이후 불길과 폭발이 거세져 차량은 전소됐다. 구조된 운전자는 잠시 의식을 잃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구조 과정에서 안씨는 손가락에 유리 파편이 박히는 부상을 당했다.
LG 관계자는 “위험한 수해 및 화재 현장에서 본인보다는 이웃의 안전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 시민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LG 의인상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지금까지 LG 의인상 수상자는 총 180명이다.
| 불이 난 화물차의 유리창을 깨 갇힌 운전자를 구한 문희진 씨. 사진=L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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