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세종이다. 5년 만에 아파트 전세 시세가 76.0% 뛰었다. 세종과 인접한 대전에서도 5년간 전셋값 상승률이 56.9%에 달했다.
서울 전세 시장 상황도 비슷하다 .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47.9% 상승했다. 역시 박근혜 정부 때 상승률(48.1%)엔 못 미치지만 노무현 정부(17.1%)나 이명박 정부(36.7%) 시기와 비교하면 오름폭이 10%포인트 이상 높다. 문재인 정부 남은 임기를 고려하면 서울에선 박근혜 정부 때보다 전셋값이 더 많이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이 전세난이 심화한 데는 임대차 2법(2+2년 계약 갱신 청구권제, 전·월세 5% 증액 상한제) 영향이 크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임대차 2법 도입 전까지 38개월간(2017년 5월~2020년 7월)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10.5% 올랐지만 임대차 2법 도입 후엔 19개월 만에 27.3%가 올랐다. 임대차 2법 전까진 전셋값이 하락했던 경남과 울산, 강원 등에서도 이들 제도가 생겨난 후엔 전셋값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최장 4년간 임대료 증액이 제한되는 임대차 2법이 도입되면서 집주인들이 신규 계약을 맺을 때 기존 시세보다 높게 전셋값을 부르는 풍조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차기 정부는 민관이 합심해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민간임대시장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와 계약 당사자 사이의 자율성과 유연함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전세가격 안착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