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격전지 백마고지서 60일간 26점 유해 발굴…北 호응 기대

김미경 기자I 2021.10.28 10:00:43

군 당국, 9월부터 백마고지 유해발굴 작업
현장 감식 결과 다수 국군전사자 유해 추정
정확한 신원 정밀감식 및 DNA 분석 확인
"유해 특성상 당시 전투상황 치열함 증명"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방부는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 백마고지 일대에서 유해발굴을 진행 중인 가운데, 약 60일 동안 총 26점의 유해와 6·25전쟁 당시 5132점의 전사자 유품을 발굴했다고 28일 밝혔다.

우리 군은 앞서 비무장지대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유해를 발굴한 데 이어 올 9월1일부터는 1952년 10월 6·25전쟁 당시 중부전선의 주요 전투지역인 백마고지에서 유해발굴 작업 중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발굴된 유해들은 현장감식 결과 다수가 국군전사자 유해로 추정되고 있으며, 정확한 신원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서 정밀감식과 DNA 분석 등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 백마고지 일대에서 유해 발굴하는 장병들 모습(사진=국방부).
6·25전쟁 당시 중부전선의 중요 전투지역이었던 백마고지에선 우리 국군 제9사단이 3배가 넘는 중공군에 맞서 열흘동안(1952년 10월6~15일) 총 12차례의 공격과 방어전투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과정에서 장병 960여명이 전사하거나 실종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유해발굴을 진행하면서 백마고지 지역 개인호, 교통호 등의 진지들이 화살머리고지 지역에 비해 2배 이상의 깊이로 구축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당시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증명하고 있는 것이라고 국방부 측은 전했다.

아울러 이번에 발견된 유품 중에는 6·25전쟁 당시 사용되었던 야삽, 철모, 탄피 등 각종 탄약 및 전투장구류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 국방부는 “발굴된 유해와 유품의 특성을 통해 당시 백마고지의 전투상황을 추측해볼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 수습된 26점의 유해가 모두 부분유해 형태로 발굴됐고 이는 백마고지에 쏟아졌던 다량의 포탄으로 인한 피해상황을 추측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 백마고지 일대에서 유해 발굴 중인 가운데 발견된 음료병을 활용한 화염병. 국방부에 따르면 6.25전쟁 백마고지 현장 당시 화염병 진지 공격 기술이 활용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사진=국방부).
또한 이곳에서 발견된 유품 다수가 우리 군이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군 측은 전했다. 대부분 탄약류(4980여점·97%)가 차지, 특이유품으로는 음료병을 활용한 화염병이 발굴되기도 했다. 이에 군 측은 “이는 고지를 뺏고 뺏기는 과정에서 탄약류 등을 긴급히 처리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긴박한 순간을 반증하고 있다”며 “화영볌 등을 활용한 진지 공격 기술이 활용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국방부는 다음달 중순께 백마고지 전투 참전용사 9명의 현장증언을 청취, 백마고지 현장의 지형적 특성 등을 면밀히 연구하는 가운데 유해 발굴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9·19 군사합의에 명시된 남북공동유해발굴에 북측이 호응하도록 지속 노력하는 가운데 언제라도 남북공동유해발굴을 개시할 수 있도록 제반 준비조치를 마련하고 있다”면서 “비무장지대를 포함한 모든 지역에서 6·25 전사자 마지막 한 분까지 가족과 조국의 품으로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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