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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28일 오후 6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인근에서 ‘촛불파티 2017’(촛불파티)이란 이름의 집회를 개최했다. 지난 24일 최초 50명 규모로 신고한 이날 촛불파티 참가자 수는 시작부터 주최 측 추산 2000명으로 불어났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오후 8시 20분쯤 자유한국당 당사 앞까지 행진한 후 해산한다.
이날 촛불파티는 △촛불집회 기념 영상 시청 △록(rock) 공연 관람 △시민 자유발언 청취 △‘적폐 어워드’ 대리 수상 순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최성 고양시장은 시민 자격으로 자유발언대 올라 눈길을 끌었다.
◇“시위하실 분은 광화문으로”…축제·공연장이 된 여의도
촛불파티 주최 측은 집회가 열리기 전 세 시간 전부터 국회의사당을 바라보는 방향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에서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며 축제와 공연 분위기를 연출했다.
주최 측은 시민들이 모금한 돈으로 산 샌드위치와 음료를 집회 참가자들에게 제공했다. 곳곳에서 ‘다스는 누구겁니까’ ‘MB(이병박 전 대통령) 구속, 적폐 청산’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합니다’ 등의 구호를 적은 피켓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할로윈(Halloween) 의상을 입은 집회 자원봉사자들은 집회가 열리고 있는 각 지점에서 집회 중 깃발을 들어선 안 된다고 알리는 등 안내에 나섰다.
시민 김진주씨가 “지난해 막 겨울 추위가 시작될 때 사람들이 광화문을 찾았고,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며 참가자들에게 “지난해 촛불을 든 주인공은 누구인가. 바로 우리 시민”이라고 집회 시작을 알리자 참가자들은 환호로 응답했다.
무대 연사로 나선 최초 집회신고자 ‘그만 떠들자’(32·익명)씨는 “얼마 전에 백수가 돼 시간이 남아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촛불집회가 기념행사에 참여하려 했는데 나와는 방향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조촐하게 모여서 촛불집회를 기념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여의도에 집회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시민 자유발언에 나선 경기 용인시에서 온 한 10대는 “엄마 아빠 몰래 와서 가면을 썼다”면서도 “뻔뻔한 적폐들도 얼굴을 들고 다니는데 그냥 가면을 벗겠다”고 해 좌중을 웃겼다.
이어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공연이 이어졌다. 집회 장소가 어두운 가로수 밑 인도 위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클럽 분위기가 연출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축제장을 방불케 하는 집회 분위기를 즐기는 모양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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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을 빼고 나머지 촛불집회에 모두 참가했다는 경기 화성시 향남읍에서 온 직장인 고모(32)씨는 “문재인 정부가 적폐 청산을 잘 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끌어내린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하면서 청와대로 행진을 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고씨는 ”특히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석방하라고 주장하는 일부 단체가 이른바 물타기하는 광화문집회에 참여하기가 꺼려졌다”고 자신이 여의도를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