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설 연휴를 보내고 거래를 재개한 코스피가 하락 출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 발표에 따른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기관이 매도세를 나타내며 수급 불안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부진한 실적을 낸 현대차(005380) 계열사들이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
3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대비 0.26%, 5.33포인트 하락한 2078.26을 기록 중이다.
간밤 글로벌 주요 증시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며 부정적 흐름을 보였다. 트럼프는 지난 27일 이라크·시리아·이란·수단·소말리아·리비아·예멘 등 7개 국가 국민의 미국 비자 발급과 입국을 최소 90일간 금지하고 난민 입국 프로그램을 120일 동안 중단하는 내용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에 30일(현지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61%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60%, 0.83% 내렸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12.67% 오른 11.92를 기록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Stoxx) 50 지수가 1.34% 빠진 것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주요 증시도 하락했다.
이날 외국인은 22억원어치를 사들여 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규모는 크지 않은 수준이다. 기관은 292억원을 순매도해 3거래일째 매도세를 유지했다. 투신이 131억원, 증권 118억원어치를 팔고 있다. 개인은 18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29억원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이 0.70% 오른는 것을 비롯해 건설업, 의약품, 은행, 비금속광물 등이 상승세다. 반면 운수장비는 2% 이상 낙폭을 나타내고 있으며 운수창고, 철강및금속, 전기가스업, 의료정밀, 제조업 등도 하락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하락하는 곳들이 더 많다. 대장주 삼성전자(005930)는 소폭 하락하며 199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예상보다 부진한 4분기 실적을 낸 현대모비스(012330), 기아차(000270), 현대글로비스(086280)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 낙폭이 두드러진다. 롯데쇼핑(023530), 한국타이어(161390), S-OIL(010950), 엔씨소프트(036570), 롯데케미칼(011170), CJ(001040), 현대중공업(009540) 등도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크다. 반면 코웨이(021240), LG전자(066570), LG디스플레이(034220), LG생활건강(051900), 아모레퍼시픽(090430), 이마트(13948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등은 오름세다.
개별종목 중에서는 작년 4분기 ‘깜짝 실적’을 낸 제일기획(030000)이 강세고 올해 실적 회복세가 기대되는 농심(004370)도 오르고 있다. 반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테마주로 분류되는 성문전자(014910), 한창(005110) 등은 하락세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20%(1.23포인트) 오른 618.04를 기록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4억원, 5억원 순매수 중이고 외국인은 25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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