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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중석 휴먼메디텍 회장 "국산 멸균기로 다국적 기업과 당당히 경쟁"

김영환 기자I 2014.01.27 10:51:59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작지만 강하고 내실 있는, 세계 일류제품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네요.”

플라즈마 멸균기를 내놓은 지 10년, 휴먼메디텍은 이 사이 세계 2위 업체로 발돋움했다. 자그마한 중소기업으로서 세계 최대의 건강 관련 제품 생산 기업인 존슨앤드존슨을 상대로 올린 성과이기에 더욱 뜻깊다. 고중석 휴먼메디텍 회장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라고 포부를 다졌다.

플라즈마 멸균기는 고가의 의료 장비를 소독하는 제품이다. 메스 같이 단순 의료 기구를 소독하던 고온·고압의 멸균기를 대신해 등장했다. 내시경 수술 기구와 같은 고가의 첨단 정밀 장비는 고온·고압 소독으로는 수명이 단축되기 때문이다.

고 회장이 이 제품을 세상에 내놓은 것이 지난 2004년, 만 10년을 채웠다. 지난해 프랑스 OMAC로부터 품질관리 대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지만 판로 개척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구두굽이 닳도록 전세계를 돌아다녀 50개국에 대리점을 세웠다.

처음 제품을 팔았던 이탈리아에서는 “제품이 고장나면 하루만에 와서 수리를 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지켜냈다. 이탈리아에서는 존슨앤드존슨의 플라즈마 멸균기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신뢰를 얻었다.

어지간한 대기업도 시장 진출에 실패했다는 일본 시장도 뚫어냈다.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병원인 동경의대도 휴먼메디텍의 제품을 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왕립병원과 같이 권위 있는 병원을 먼저 공략하는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다.

휴먼메디텍은 지난해 8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세계 플라즈마 멸균기 시장의 7~8% 점유율을 기록했다. 8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가진 존슨앤드존슨과의 격차는 아직 크다. 그러나 1995년에 플라즈마 멸균기를 처음 선보인 존슨앤드존슨보다 10년 가량 늦게 시장에 뛰어든 점을 떠올리면 상승 곡선은 가파르다.

고 회장의 시선도 높은 곳을 향하고 있다. “존슨앤드존슨과 똑같이 77개국에 제품을 납품하겠다”는 것이 고 회장의 목표다. 시장 점유율도 궁극적으로 35% 가까이 높이겠단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도 1월 두바이를 시작으로 미국, 중국, 브라질, 독일 등 빼곡하게 출장 일정이 잡혀있다. 올해에는 미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아 플라즈마 멸균기 최대 소비국인 미국 진입도 노리고 있다.

고중석 회장은 “의료기기는 시장의 특성상 제품에 대한 반응이 3년 정도 걸릴 정도로 느린 편”이라며 “꾸준히 레퍼런스를 만들어 가면서 노하우를 축적시키고 새로운 부분을 도입해서 경쟁사와 차별화를 시킨다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본다. 플라즈마 멸균기 시장에서 강한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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