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크기와 질량, 밀도가 지구와 비슷한 암석질 외부 행성이 발견됐지만 이 행성은 공전주기 8.5시간의 어마어마한 속도로 중심별을 초근접 거리에서 돌고 있으며 온도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2천~2천800℃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BBC 뉴스가 30일 보도했다.
미국 과학자들은 지구로부터 약 400광년 거리에서 발견된 행성 케플러 78b가 이론상 존재할 수 없는 행성이라면서 이 행성이 어떻게 해서 형성됐고 어떻게 현재의 위치에 있게 됐는지 의문이라고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케플러 78b의 공전궤도는 지금까지 발견된 행성의 궤도 중 중심별에 가장 근접한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이 행성의 형성 과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머지않아 중심별에 흡수돼 최후를 맞이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8월 케플러 78b를 발견해 크기가 지구의 약 1.2배라는 사실을 밝혀낸데 이어 최근엔 질량이 지구의 1.7배 정도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외부행성 가운데 가장 작은 수준이다.
연구진은 또 1㎤당 5.3g인 이 행성의 밀도로 미뤄 지구처럼 암석과 철이 주성분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구와 닮은 점은 이것이 전부일 뿐 나머지는 너무도 다르다.
중심별에 극도로 가까운데다 별의 인력에 조석고정돼 있어 별을 향하는 면의 암석은 2천℃가 넘는 녹은 용암 상태일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행성 형성에 관한 기존 이론에 따르면 이 행성이 지금의 자리에서 태어났을 수도 없고 먼 바깥에서 태어나 지금의 자리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없다면서 “이 행성의 존재는 수수께끼”라고 말했다.
이 행성계가 형성될 당시 어린 별은 지금보다 훨씬 컸으며 따라서 이 행성이 현재 위치에서 태어났다면 궤도가 별의 안쪽에 있게 된다.
반대로 먼 바깥쪽에서 태어났다면 별의 안쪽으로 이동했어야만 하는데 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케플러 78b는 미항공우주국(NASA)의 케플러 우주망원경 자료를 통해 존재가 밝혀진 새로운 등급의 행성들에 속한다. 이 새로 발견된 행성들은 모두 12시간 미만 주기로 중심별을 돌며 크기 역시 지구 정도로 작은 편이다.
연구진은 “케플러 78b는 이 새 등급 행성들의 대표격”이라면서 우리 태양계도 과거 한때 이런 행성을 거느렸을 가능성이 있지만 먼 옛날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태양에 빨려 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케플러 78b가 중심별의 중력에 이끌려 점점 가까워지고 있으며 앞으로 30억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