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서영지 기자] (사례1) 지난 4월11일 오전 6시35분(한국 시각), 대한항공(003490)에 전화가 걸려왔다. ‘비행기 안에 폭발물이 있다’는 전화였다.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KE072편은 이륙 25분 만에 인근 공군기지에 비상 착륙했다. 보안검색이 오래 걸려 대한항공 측은 승객과 승무원을 인근 호텔에 투숙하도록 했다. 그러나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장난전화였던 것이다. 이로 인한 대한항공의 피해액은 5억2400만원에 달했다.
(사례2) 원주의 한 정신병원에서 지내고 있는 차 씨(고등학생)는 올해 들어서만 4번에 걸쳐 인천공항공사와 항공사 등에 항공기 폭파 허위 장난전화를 걸었다. 국토해양부는 병원에 “잘 관리해달라”는 공문을 보내고 그 이상의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지난 2009년에도 차 씨는 두어 번 장난전화를 걸어 1500만원 벌금 확정판결을 받기도 했다.
국토해양부는 최근 빈발하는 공항과 항공기 폭파 허위신고 방지대책의 하나로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항공 관련 허위 협박전화의 연도별 발생건수를 보면 지난 2009년 57건 이후 2010년 43건, 2011년 33건으로 줄어드는 추세였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만 28건이 발생하며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항공 관련 폭파 허위신고가 접수되면 항공기 회항 등에 따른 물질적 피해는 물론, 국민과 승객 불안 가중 등 유무형의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국토부와 관련기관은 허위협박자에 대해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을 엄격히 적용해 형사상 책임은 물론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병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그동안 미성년자와 정신이상자에 대해 다소 관용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무능력자의 보호자(보호시설 포함)에도 적극적인 법적 조치를 해 허위 협박전화 차단의 실효성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원 오원춘 사건을 계기로 경찰청, 소방방재청, 다산콜센터, KT 114 등 기관에서 허위전화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보호시설 등에도 경고문에서 끝내지 않고 민법에 따라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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