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12일(현지시간) 연 통화정책 결정회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며 출구 전략(Exit Strategy)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경기 회복에 대한 믿음이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 입장 선회 가능성만으로도 비상한 주목을 끌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은 모두 신중한 모습이다. 그리고 전세계가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벌어지며 10월부터 거의 동시에 금리를 내리고 양적완화 조치를 취했다고 해서 출구를 찾는 것도 꼭 동시에 벌어질 것이라 예상하긴 어려워 보인다. 가장 먼저 출구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 예상됐던 영국은 지난 주 오히려 양적완화 조치를 확대하기도 했다.
연준은 이날 FOCM에서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높였다. 특히 지난해 8월 회의 이후 경기에 대해 `위축` 혹은 `악화`란 표현을 처음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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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원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연준은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고 판단하고 향후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극도로 부양에 순응적이었던(accommodative) 통화 정책은 점진적으로 부양 기조에서 벗어날 것(중립으로 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그러나 이례적으로 낮은 제로 수준(0~0.25%)의 기준금리를 당분간 유지키로 결정했다. 3000억달러 규모 국채 매입을 중단 시점은 밝혔지만 오히려 예정됐던 9월보다 한 달 더 뒤로 늦췄다. 또 1조25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채권(MBS) 매입, 2000억달러 기관채 매입은 예정대로 연말까지 지속키로 했다.
국채 매입 등 양적완화 조치는 경제나 금융시장 상황이 극적인 변화없이 개선 추세를 유지한다면 순차적으로 중단하겠지만, 상황이 악화될 것에 여전히 주의하며 양적완화를 연장하거나 여차하면 규모를 늘릴 수도 있도록 문은 열어두고 있다는 평가다.
가계 수입과 부(富), 고용, 소비 등에 대해선 여전히 장황한 설명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에서 연준의 입장이 변한 게 없다는 해석도 있다.
UBS 증권의 제임스 오설리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새로운 부양책도 없었지만 부양 기조를 서둘러 접겠다는 의사도 없었다"며 "연준은 국채 매입을 연장해 시장을 안정시키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적 완화 중단이 이뤄지더라도 금리 인상은 한참 더 뒤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블룸버그 조사에서도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3분기말까진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