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동기자] 산업은행 민영화 계획 발표가 계속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산업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세계적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지난 27일 산업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떨어뜨렸다. 장기 외화채권 등급 `Aa3`는 유지됐다.
현재 국내 금융회사 가운데 무디스로부터 `Aa3` 등급을 부여받은 곳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국민은행(060000) 등으로, 수출입은행과 국민은행의 등급전망은 `안정적`이다.
등급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향후 12개월 이내에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무디스는 "민영화 방안이 발표되면 산업은행의 신용등급 산정에 주된 역할을 했던 정부의 지원이 상당부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향후 발표될 민영화 방안을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면서 "특히 산은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기능상의 변화나 정부 지분의 변화 또는 손실보전 조항이 어떻게 바뀔 지 면밀히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는 산업은행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으며, `한국산업은행법`은 외국자본차입과 산업금융채권의 원리금상환에 대해 정부가 이를 보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무디스가 산업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함에 따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피치 등 나머지 국제 신용평가회사들도 신용등급 전망을 낮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용등급 전망이 떨어지면서, 향후 예정된 산은의 중장기 외화조달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산은은 당초 민영화 방안이 발표되면 이달 중 해외 투자자설명회(IR)를 연 뒤, 다음달 초 5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엔화표시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발행 시기를 다음달로 연기했다.
그렇지만 이달 초로 예상됐던 금융위원회의 민영화 발표가 다음 달로 연기되면서, 산은의 중장기 외화조달 계획도 계속 늦어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민영화 계획 발표가 계속 늦어지고 있고 후임 총재도 임명되지 않으면서, 민영화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면서 "보수적인 신평사 입장에서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산은이 발행했던 채권에 대한 정부 보증조항에 변화가 생길 경우, 투자자들의 대규모 소송이 제기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산은은 지난 1월 글로벌본드를 발행하면서, 정부 지분 변동으로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경우 중도환매를 청구할 수 있다는 약정을 맺기도 했다. ☞관련기사 2008.01.14 산업銀 글로벌본드 민영화 리스크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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