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두 오너 사면..''스피드 경영'' 탄력 기대

박기수 기자I 2007.02.09 11:33:38

박용성 전 회장, IOC 활동 재개..그룹 경영 참여 전망
박용만 부회장, 연초부터 공식행사 모습..공격경영 계기

[이데일리 박기수기자] 9일 사면발표에 두산(000150)그룹이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속으론 '싱글벙글'이다.
 
이날 확정된 특별사면에 박용성 전 회장과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이 나란히 포함됐기 때문이다.  박 전 회장과 박 부회장은 지난 2005년 두산산업개발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기소돼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었다.

두산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연초부터 그룹 오너의 사면으로 글로벌 경영에 탄력이 붙지 않을까 기대하는 분위기다. 

두산그룹은 '중공업'그룹으로 체질 변화를 개선한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 14조원, 영업이익 1조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 중국와 유럽에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영토 확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두산 안팎에서는 이번 사면으로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을 구심점으로 한 '스피드 경영'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해까지만해도 경영 일선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올해부터는 이번 사면을 염두에 둔 듯 달라졌다.

박 부회장은 지난 1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두산그룹 CEO(최고경영자) 세미나를 직접 주재하고, 스피드 경영을 강조한데 이어 지난 7일에는 베트남에서 개최된 두산중공업의 현지 생산기지 착공식에 참석했다.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으로서가 아니라, 그룹 오너로서 계열사인 두산중공업 행사를 직접 지휘한 셈이다.

박 부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다음주에도 이어진다. 오는 12일부터 예정된 노무현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처음으로 동행한다. 스페인 방문에 한-스페인 경협위의 한국측 위원장으로, 국익 제고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

박용성 전 회장도 기지개를 폈다. 전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그는 국제유도연맹(IJF) 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등 굵직한 직함을 갖고 있다. 
 
그러나 두산산업개발 분식회계 건으로 확정판결을 받음에 따라 IOC위원 자격이 정지됐다.  하지만 이번 사면을 계기로 복권 절차를 거쳐 IOC위원으로 다시 활동할 수 있는 됐다. 
 
그룹 경영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사면이)좋은 일 아니겠느냐"며 "두 오너가 모두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돼 그룹 운영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말했다. 
 
두산그룹은 공식입장을 통해 "다행스럽고 반가운 조치로, 두산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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