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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종 연구원, 자살기도설..증폭되는 의혹

백종훈 기자I 2005.12.28 14:44:00

황 교수팀 "자살시도 있었다"..김 연구원 "아니다"
`바꿔치기` 관련 뒤늦게 논란.."서로간 약점 때문" 분석도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황우석 교수팀에서 일했던 김선종 피츠버그대 연구원(사진)이 지난달 13일 미국 자택에서 음독 자살을 기도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만약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김선종 연구원의 자살시도 동기가 무엇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13일은 황 교수팀이 MBC PD수첩에 줄기세포 5개를 넘겨준 다음날이다. 따라서 김 연구원이 무언가 말 못할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PD수첩의 취재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신경안정제를 과다복용했던 것일 뿐"이라며 자살시도설을 부인했다. 
 
◇자살시도 사실일까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윤현수 한양대 교수는 "피츠버그대 박종혁 연구원이 지난달 13일 김 연구원이 구토증세와 함께 정신을 잃었고 죽을지도 모르겠다고 울부짖었다"라고 밝혔다.

윤 교수는 이틀후 급히 미국으로 건너가 김 연구원의 아버지에게 치료비 등 명목으로 2만달러를 줬다는 것이다.

황 교수팀 다른 관계자도 박종혁 연구원이 김 연구원의 위에서 검출된 약물내역을 전화로 알렸고, 안규리 교수가 자살시도가 맞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언론매체 특파원들도 김 연구원이 11월 건강이 매우 좋지않아 장기간 입원했음을 보도했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이를 부인했다. MBC보도에 따르면 그는 "심리적 부담감과 스트레스로 신경안정제를 먹어 실신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만약 있었다면 동기는…

만약 김 연구원이 자살을 시도했다면, 그 동기는 무엇일까.

김 연구원의 자살시도설을 제기한 황 교수팀은 김 연구원이 자신의 `줄기세포 바꿔치기` 행각이 탄로날 것을 고민하다 이러한 일을 벌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 교수팀에 따르면, 김 연구원은 지난 10월말 권대기 줄기세포팀장에게 `PD수첩측에 줄기세포 말고 환자 체세포만 전달하라`라고 했다는 것. 하지만 황 교수팀이 이를 듣지않고 5개의 줄기세포를 MBC에 건네자 자신이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와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를 바꾼 것이 드러날 것을 고민, 자살을 기도했다는 설명이다.

적어도 김 연구원이 줄기세포를 바꿔치기했거나, 누군가에 의해 바꿔치기된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황 교수팀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김 연구원은 터무니없는 모함이라는 반응이다. 그는 논문의 사진조작과 관련해 심리적 압박감이 컸기 때문에 신경안정제를 과다복용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왜 뒤늦게 알려졌나..`서로간 약점 때문` 분석도

그렇다면 황 교수팀은 왜 당초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할때 왜 이러한 사실을 밝히지 않았을까.

이는 황 교수팀의 `3만 달러 제공`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즉 서로 약점이 있어 밝히기를 주저했다는 것.

김 연구원의 `바꿔치기`에 대한 정황증거를 제시하려면 자살시도 사실을 밝히는 것이 필수다. 하지만 자살시도설을 밝히게 되면, 황 교수팀이 김선종 연구원과 박종현 연구원 등에게 수만 달러를 제공한 사실 또한 밝혀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김 연구원에 대한 금품제공 사실을 공개하는 것은 황 교수팀으로서는 부담이 크다. 황 교수팀은 `3만달러 등 금품제공` 사실에 대한 역풍을 우려, 이를 미뤄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연구원이 이 돈을 서울대 조사위에 반납하고, 이를 조사위가 언론에 확인함으로써 예상보다 빨리 `김 연구원 자살시도설`을 알릴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있다. 황 교수팀은 검찰수사가 시작되면 김 연구원의 자살시도와 관련된 수사를 공식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김 연구원이 신경쇠약 증세가 있는 것을 황 교수팀이 역이용하고 있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3만달러 등 금품제공` 사실을 물타기하는 동시에, 오히려 황 교수팀이 음모에 휘말린 것으로 꾸며 김 연구원을 모함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윤현수 교수는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바꿔치기 됐다면 황 교수팀측의 자작극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윤 교수는 "나는 김 연구원을 믿는다"라며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와 수정란 줄기세포는 육안으로는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김선종 연구원도 수정란 줄기세포를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로 알고 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또 "6개월에 한번씩 DNA 지문분석을 통해 줄기세포의 상태를 항상 점검하기 때문에 바꿔치기는 어렵다"라며 "6개월 뒤에 뻔히 발각될 일을 왜 하겠는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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