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땅값·임금이 中 `산업지도` 바꾼다

윤도진 기자I 2005.07.29 11:53:51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이 높은 임금과 토지비용 부담으로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를 벗어나 내륙으로 향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의 이같은 선택은 중국 정부의 내륙·서부지역 발전 전략과 맞물리면서 중국의 산업지도를 바꿔놓고 있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28일 상하이와 베이징, 광저우 등 중국 대도시에서 고임금·고지대 현상이 심화되면서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 공장을 내륙의 2급지 도시로 옮기고 있으며 이에 따라 주요 도시의 산업지형에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 `세계의 공장`, 중국 제조업의 메카였던 광둥성 광저우는 이미 금융, 물류의 중심으로 탈바꿈했다.

세계적 부동산 컨설팅 회사 존스 랑 라살레는 `중국 산업 가이드`에서 상하이와 선전, 베이징 등 기존 선두 산업도시의 역할이 내륙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존스 랑 라살레는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의 선두 도시지역에서 노동과 토지 비용이 늘어나고 있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산업투자가 쑤저우, 허페이, 난징, 우시 등 양쯔강 삼각주지역을 뛰어넘어 내륙으로 뻗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가이드에 따르면 6대 경제권역중 보하이만 권역(베이징, 톈진), 양쯔강 삼각주 권역, 주강 삼각주 권역은 중국의 고성장을 이끌어온 산업의 중심지였다. 이들 3개 권역은 중국 국토의 10%에 불과하지만 34%의 인구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 전체 GDP의 절반 이상을 생산해 왔다.

보고서는 하지만 도시지역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외국 기업들이 상하이 등 대도시 주변에서 사업에 적합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주요 도시의 토지비용은 2급지 도시보다 평균 40%가량 높다. 대도시 공장 집중으로 인력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선전 경제특구 등 일부 지역의 임금수준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보고서는 외국기업들의 공장 이전 등으로 주요 산업의 중심도 중부와 서부 내륙, 동북부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여기에 지역간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정부 정책이 가세하면서 중국내 산업지도가 재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회의를 통해 상하이, 선전 등 해안의 발전지역과 내륙·서부·동북부 등 낙후된 지역의 경제적 격차 해소를 위해 서부대개발, 동북지구 노후공업지구 진흥, 중부지구 발흥촉진 등 국토균형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보고서는 초기 다국적 기업의 공장이 들어섰던 해안지방은 제약, 항공우주 등 기술집약적 산업 중심지로 모습을 바꾸고 있으며 선두 도시들은 다국적 기업의 지역 본부나 연구개발(R&D)센터를 유치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노동집약적인 제조업체들의 공장이 내륙 도시로 이동함에 따라 중국 내륙지역은 인도나 브라질 등의 해외 도시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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