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의협 회장 탄핵…의료계, 다시 '혼돈 속으로'(종합)

안치영 기자I 2024.11.10 17:09:19

170명 찬성해 2/3 이상 찬성…역대 최단 임기·두 번째 탄핵
비대위 구성 결정..'한 달 임기' 비대위원장 투표는 '나중에'
후보자 경쟁 속 '강경론' 목소리 커질듯…여야의정 11일 출범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막말 논란 등에 휩싸였던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결국 취임 6개월 만에 탄핵됐다. 새로운 의협 회장을 선출하는 보궐 선거는 60일 안에 열릴 예정이다. 새 회장이 선출되기 전까지는 의료계 내 혼돈 양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10일 대한의사협회 회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총원 224명 중 찬성 170명, 반대 50명 기권 4명으로 임현택 회장의 불신임안을 가결했다.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임시 대의원총회를 마친 임현택 회장이 나서고 있다. 이날 대의원총회에서는 임 회장 불신임(탄핵) 투표가 가결됐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1일 취임한 임 회장은 6개월 만에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역대 최소 임기 회장으로 남게 됐다. 의협 회장이 탄핵된 경우는 노환규 전 회장 이후 두 번째다. 임 회장의 불신임 사유는 간호법 제정·공포 저지 실패, 2025년도 수가협상 결과,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발표 이후 역할 부재, 의료개혁특위 1차 실행방안 정책 실행에 대한 저지 노력 부재, 사직 전공의 대상 분열 시도 등이 꼽혔다. 임 회장의 ‘막말’ 논란이 협회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다는 사유도 추가됐다.

이날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도 구성됐다. 다만 비대위원장은 선임되지 않았다. 김교웅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은 “보궐 선거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할 예정”이라며 “지금 계획상으로는 한 달 안에 선거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3일 오후 8시에 비대위원장을 모바일 투표로 선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비대위의 역할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실상 한 달 이후 차기 회장단에게 업무를 무사히 전달하는 것이 가장 큰 임무다.

임 회장 탄핵으로 의료계는 더욱 혼돈에 빠졌다. 보궐 선거에 나서는 회장 후보들의 공약 선전과 발언 등으로 의료계 내에서 일치된 의견을 모으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공의와 의대생을 끌어안기 위한 후보자들의 구애가 이어지고 현실론을 내세우는 의사 회원들보다 강경 투쟁을 내세우는 회원들이 아직 더 많은 편이다. 온건파를 내세우며 정부와 협상을 이끌어가겠다는 후보도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선거 운동이 거듭될수록 정부에 각 세우는 경우가 잦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의료계 내부의 평가다.

전공의와 의대생 또한 복귀보다는 대정부 투쟁에 합류하겠다는 분위기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해와 소통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두 단체가 앞으로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 비대위원장은 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한 90명의 전공의 명단을 공개하며 전공의 간에 계속 연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당정이 주도하는 여야의정협의체는 11일 오전 8시에 출범할 예정이다. 협의체에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불참한 채 정부 측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이주호 교육부 장관,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등이 참여한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만희·김성원 의원과 함께 의사 출신인 한지아 의원이 첨석한다. 의료계에서는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가 참여키로 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내일 회의는 의제를 정해놓지 않고 출범하는 상견례 자리가 될 것”이라며 “전제 조건 없이 자유롭게 의제를 논의할 협의체라는 점에서 민주당도 참여해 주면 좋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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