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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그룹과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맞교환이 완료되면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는 OCI홀딩스(지분율 27.03%)가 된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지분은 0%가 되고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의 지분율은 1%대로 급감하지만 이들은 OCI홀딩스의 최대주주(지분율 총 10.4%)를 보유하게 된다. 이 때문에 사실상 송 회장이 한미약품그룹의 후계자로 임주현 사장을 밀어줬다는 얘기가 나온다.
OCI그룹과 통합 이후 한미사이언스의 예상 대주주 지분을 살펴보면 2대 주주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지분율 11.12%), 3대 주주는 임종윤 사장(지분율 11.1%)이 된다. 차남인 임종훈 사장의 지분도 6.59%가 된다. 임종윤 사장이 상황을 뒤집으려면 신 회장과 임종훈 사장을 포섭해야 하지만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즉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와 통합되면 임종윤 사장은 통합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어렵게 됐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선 임종윤 사장이 △3자 배정 유상증자 금지 등 법적 대응 △이사·감사 선임 등 경영참여 △우군을 활용한 공개매수 등을 통해 경영권 분쟁에 나설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한미약품그룹 측은 임종윤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그룹통합 안건을 다루는 이사회에 참석할 수 없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임종윤 사장은 2022년 3월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임기가 종료됐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이번 그룹통합 사안은 이사회 전원이 참석해 결정한 사안”이라며 “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아니고 한미약품 사내이사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2020년 8월 임성기 회장이 별세한 이후 임종윤 사장의 한미약품그룹 내 입지가 좁아지기 시작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임 회장의 부인인 송 회장이 2021년 3월 한미사이언스 회장에 오르며 임종윤 대표와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하고 임 회장의 장녀인 임주현 한미약품 부사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부사장이 나란히 승진했다. 이 때문에 당시 업계에선 한미약품그룹의 후계 구도가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편 송 회장은 지난 12일 임직원에게 전달한 메일을 통해 “이사회 의사결정을 통해 한미그룹은 신소재?재생에너지 분야 글로벌 선도 기업인 OCI그룹과 통합 작업에 착수한다는 소식을 알린다”면서 “두 그룹은 새 출발과 새로운 도전, 혁신의 염원을 담아 통합 지주회사의 사명과 CI 등을 이른 시일 내에 교체하기로 했다”고 했다.
송 회장은 이번 계약에 대해 “창립 50주년을 지나 새로운 50년을 앞둔 시점에서 글로벌 한미로의 도약을 꿈꾸며 숙고에 숙고를 거듭한 결과, 한미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동반자와 함께 보다 크고 강한 경영 기반을 우선 마련해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이 같은 결단을 내렸다”면서 “두 그룹은 통합 이후에도 ‘회사가 한미 가족 여러분들 삶의 울타리가 돼 주겠다’는 기존 약속은 변함 없을 것이며 더 굳건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약력
△1972년 출생
△미국 보스턴칼리지(Boston College) 생화학과 졸업
△버클리음대 재즈작곡 석사
△2000년 한미약품 전략팀 과장으로 입사
△2004년 북경한미약품 기획실장 승진
△2006년 북경한미약품 부총경리(부사장)
△2006년 북경한미약품 총경리(사장)
△2009년 한미약품 신사업개발부문 사장 선임
△2009년 홍콩에 코리컴퍼니(코리그룹) 설립
△2010년 한미홀딩스(현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이사로 선임(임성기·임종윤 대표)
△2016년 한미사이언스 단독 대표이사
△2021년 3월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송영숙·임종윤 대표)
△2021년 9월 캔서롭(현 디엑스앤브이엑스(Dx&Vx)) 지분 19% 인수, 최대주주 등극
△2022년 3월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임기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