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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DNA’ 빨간책 살펴보니 “극우뇌 아이에 강요하면 뇌 다쳐”

김혜선 기자I 2023.08.11 11:02:06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교육부 5급 사무관이 초등 교사에 ‘왕의 DNA를 가진 아이’라며 훈육을 하지 말아달라는 편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지며 ‘왕의 DNA’라는 단어의 출처에 관심이 쏠린다.

A연구소 홍보 웹툰.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왕의 DNA’는 주의력결핍행동장애(ADHD) 등을 약물을 쓰지 않고 치료하는 이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 파생됐다. 이 카페는 ADHD를 치료하는 한 사설 A 연구소가 만든 카페로, 우뇌형과 좌뇌형 등 두뇌 타입을 여러 단계로 구분하고 유형별 양육법을 소개하고 있다.

11일 A연구소의 공식 SNS에서도 ‘왕의 DNA’가 등장한다. A연구소가 공개한 홍보 웹툰에서는 “빨간책의 구절구절이 떠올랐다. 사람은 서로 다르다. 똑같은 방법으로 키우면 폭망한다. 왕의 DNA를 가진 아이가 있다”며 “힘으로 찍어눌러서는 절대 그 버릇을 못 고친다”고 언급했다.

해당 도서에는 ‘왕의 DNA’라는 표현은 등장하지 않지만, 주의력이 부족하거나 과격한 행동을 하는 등 ADHD 판정을 받은 아이들을 ‘극우뇌’형으로 분류하고 양육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극우뇌형 아이의 특징으로 ‘마치 황제처럼’ 군다며 “하고 싶은 걸 못하면 즉시 공격성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책에서는 “극우뇌 아이들은 강압적으로 제동하면 똑같은 길(외부충격→뇌압상승→대뇌위축→뇌 손상)을 걷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아이에게 억지로 고개 숙이게 하지 말라’고 조언하거나 “이 아이들이 못 고치는 것이 있는데 독재성향이다. 독재라는 것은 아이디어”라고도 주장했다.

초, 중, 고등학교별 선생님을 향한 조언도 내놨다. 책에서는 “(극우뇌형은) 규칙을 안 지키고 수업시간에 잡담이 많다. 이 역시 고칠 수 없는 점”이라며 “모둠수업에서 극우뇌 아이에 N분의 1 임무를 배정하지 않는 게 좋다”고 썼다. 이 밖에 “(극우뇌형이) 잦은 싸움은 분노 때문”이라며 “가능하면 즐거운 일을 만들어 주시라”고 했다. 또 ‘못 고치는 점들은 약화에 주력한다. 살살 달래면 어느 정도 듣는다’는 점을 핵심 포인트로 삼았다.

이 밖에 “숙제검사 때 극우뇌 아이가 안 해온 것이 발견되어도 적당히 눈감아 주시면 좋겠다”며 “숙제라는 것이 거의 글자와 씨름하는 것이다. 극우뇌 아이에게 강요하면 뇌를 다치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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