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1150원 이후 연고점 경신
달러인덱스 4월 이후 최고 수준 상승
물가 급등, 연준 조기 테이퍼링 가능성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5원 가량 올라 1150.00원을 넘어서면서 장 시작부터 연 고점을 경신했다. 이는 미국 6월 물가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 축소)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가 달러 강세로 이어진 영향이다.
|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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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9시 10분께 전 거래일 종가(1145.40원)보다 6.15원 오른 1151.55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의 원·달러 환율 1개월물 상승을 감안해 5.3원 오른 1150.7원에 출발했다. 이는 지난 9일 기록했던 앞선 연고점인 장중 1150.0원보다 0.7원 가량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미국의 ‘서프라이즈’ 물가 지표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경계감이 가시화됐다. 전일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 중간값이 4.8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간밤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CPI)도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6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4% 올랐는데 이는 시장예상치(5.0%)보다 0.4%포인트 높은 수치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4.5%로 예상치(4.0%)를 상회했다. 이에 그동안 잠잠했던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면서 연준이 자산매입 축소인 테이퍼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달러는 주요국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13일(현지시간) 오후 8시께 전일 대비 0.07%포인트 오른 92.82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0001%포인트 하락한 1.422%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위험 선호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사흘 만에 순매도세로 전환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900억원 가까이를 내다파는 중이다.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뉴욕증시 하락에 이어 전일 대비 각각 0.04%, 0.02% 하락 개장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인해 달러가 강세를 보였고 뉴욕증시 하락 등 위험선호 회피 심리가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린 것”이라면서 “15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도 예정돼 있어 불확실성은 남아 있지만 이날 환율은 상승 우위를 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