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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지수 향방은?
랠리 기간 중 무려 2조4859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이며 코스피를 견인했던 외국인 자금의 이탈 여부가 관건이다. 코스피가 하락반전했던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외국인은 1154억원 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관도 925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2548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단기 상승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밸류에이션 부담 등을 감안하면 외국인들이 추가로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이 많다.
당장 지난 17일 중국이 6.4%라는 기대 이상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발표했는데도 코스피가 하락한 것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설왕설래하고 있다. 코스피의 모멘텀 부재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자체 동력이 없는 상황에서 중국 경기회복이 한국 경제, 기업 실적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 시장에서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낮아진 실적 눈높이..높아진 밸류에이션 부담
이번 주부터 현대차(005380), KB금융(105560), SK하이닉스(000660) 등 코스피 주요 상장사들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실적 컨센서스가 여전히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도 하방 압력이 커지는 배경이다. 실적 시즌에 대한 경계심이 풀리지 않다 보니, 좀처럼 자금이 유입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주에도 증권사들은 코스피 상장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과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0.98%, 0.52% 낮춰 잡았다. 전체 26개 업종 가운데 21개 업종에서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그 결과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 수익비율(Fwd PER)은 11.17배로 상승, 금융위기였던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그 만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다. 이경민 연구원은 “1분기 실적시즌은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한다”며 “코스피 반등에 대한 기대와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로 예정된 MSCI 신흥국지수의 중국 A주 편입 확대를 앞두고 국내증시 수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MSCI 리밸런싱과 유사하게 과거 2013년에도 뱅가드 신흥국 ETF 벤치마크 변경으로 한국의 외국인 자금 유출 경험이 있었다”며 “(MSCI 리밸런싱을 앞두고) 조정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랠리 견인했던 外人, 수급 방향성 고민할 시점
현재 코스피는 상승과 하락 요인이 혼재돼 있어 당분간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박스피(박스권+코스피) 양상을 띨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는 단기 숨고르기 모드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간 누적됐던 상승피로의 해소과정이 일정수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주 코스피의 예상밴드로 2180~2230선을 제시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주식시장은 꾸준히 강한 상승 흐름을 보였지만, 지금은 관망세가 짙어진 모습”이라며 “추가적인 지수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이어 “그간 외국인이 시총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순매수했지만 이제는 수급 방향성 전환에 대해 고민할 시점이 됐다”고 부연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정책, 미국발 무역분쟁 등이 단기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며 “코스피가 여전히 이익 하향 조정 국면에서 지수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고조됐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라고 평했다. 그가 제시한 이번 주 코스피 예상밴드는 2180~2260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