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당권 주자, 전주·광주서 “정권 교체, 호남부터”..이정현 의미 축소(종합)

김영환 기자I 2016.08.13 17:33:11
13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오펠리스웨딩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최고의원 후보 합동연설회’에 당대표, 최고의원 후보 등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주(전북)·광주=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이 13일 전주와 광주 등 야권 텃밭 호남을 찾아 ‘정권 교체’의 책무를 부여했다. 지난 4·13 총선에서 국민의당에 호남 맹주 자리를 넘겼지만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는 당은 더민주임을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호남 출신 당대표를 선출한 새누리당의 이정현 신임 대표에 대해서는 그 의미를 축소하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호남 적자 “나야, 나”

김상곤 이종걸 추미애 후보(기호순)는 이날 전북 전주 오펠리스웨딩홀에서 열린 ‘전북도당 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와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광주광역시당 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 잇따라 참석해 호남의 적통은 자신임을 앞다퉈 강조했다.

광주 출신 김 후보는 “광주처럼 살았고 호남 정신을 실천하며 살았다”고 출신 지역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 후보는 더민주 당권 주자 중 유일한 호남 출신이다. 그는 “광주에서 태어나서 호남 정신을 실천하며 살아온 김상곤”이라고 스스로 호남 적자임을 자인했다.

추 후보는 “민주종가의 맏며느리 추미애”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대구 출신인 추 후보는 정읍 출신 남편의 고향을 따라 ‘호남 며느리’를 자처하고 있다. 그는 “이곳 전주에 판사로 전근 와서 아들을 낳고 호적을 전북으로 했다”고 호남과의 인연을 알렸다.

두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남에 연고가 없는 이 후보는 “이번 당대표 선거는 호남의 아들, 호남의 며느리를 뽑는 것이 아니다”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호남에 산재한 반문 정서를 자극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약무호남 시무국가, 정권 교체 앞장서달라”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

이날 연설에 나선 김 후보와 이 후보는 나란히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말을 인용하면서 “호남의 지지가 없으면 정권 교체도 없다”고 단언했다. 국민의당에 빼앗긴 호남 민심 탈환은 더민주의 필수 과제다. 지금껏 더민주가 배출한 두 번의 정권은 모두 호남에서의 압도적 지지 때문에 가능했다.

다만 제안한 방법론은 다소 달랐다. 김 후보는 “왜 호남이 더민주에 등을 돌렸는지 이유를 안다”며 “더민주에 호남 여론을 제대로 반영시키겠다”고 유일 호남 출신 후보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호남홀대론’ 같은 말이 다시는 안 나오게 할 것”이라고 비호남 후보인 추 후보와 이 후보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이 후보는 “호남은 중요한 정치적 국면마다 탁월한 전략적 선택을 했다”고 추어올린 뒤 “더민주 지지만으로 이길 수 있겠나. 야권이 나눠져선 이길 수 없다”고 호남 분열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그러면서 “연대든 통합이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야권 지지자의 힘을 합하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국민의당과의 연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유일한 비주류 주자로서의 장점을 내세운 셈이다.

◇호남 출신 새누리당 대표? 평가 절하 한 목소리

전남 곡성 출신으로 새누리당 최초의 호남 당대표에 오른 이정현 신임 대표에 대해서는 그 의미를 축소하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추 후보는 이 대표가 “당 대표가 되면 호남 유권자의 표 가운데 20%를 우리 쪽으로 가져오겠다”고 말한 것과 관련 “새누리당은 호남 정신은 말하지 않고 호남 표심만 얻어가겠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새누리당조차 호남 출신 이정현을 당대표로 뽑았다”며 호남 대세론을 언급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는 호남사람이긴 하지만 광주, 호남 정신과 거리있는 사람”이라며 “그렇게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 후보는 “영남 새누리당이 호남 대표 선출한 것은 새누리당이 호남의 전략적 지혜를 따라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며 “한차원 더 높은 전략적 선택 발휘해서 새누리가 따라오지 못할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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