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DNA]현대상선, 속도 대신 연비로 승부

한규란 기자I 2013.10.02 10:30:00

돌고래를 닮은 뱃머리..고효율로 경쟁력 높여
녹색경영활동 ''앞장''

[이데일리 한규란 기자] 현대상선(011200)은 해운업계가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고연비·친환경 선박에 집중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보유하고 있던 선박을 직접 고효율 선박으로 개조하는가 하면 철저히 선박을 운항 관리해 친환경 선박 인증도 취득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4월 국내 해운사 가운데 최초로 8600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현대 브레이브’호의 앞부분을 개조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현대상선은 당시 선박 앞부분 하단부에 둥근 공처럼 볼록 튀어 나온 ‘구상선수’를 돌고래 형태와 비슷한 모양으로 바꿨다. 또 구상선수의 위치를 약 1.5m 낮추고 둘레와 무게를 모두 줄였다.

선박 속도가 경쟁력이었던 과거와 달리 고유가로 인해 ‘연비 경쟁력’을 갖추는 게 중요해진 만큼 선박을 연료 효율을 최적화한 모양으로 바꾼 것이다.

건조 당시 구상선수는 고속형(27노트, 약 50km/h)에 맞춰 설계됐지만 최근 운항 패턴이 저속 운항으로 바뀌면서 저속형(18노트, 약 33km/h)으로 고쳤다. 배 속도를 높이면 그만큼 물의 저항을 많이 받아 연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협력사인 노르웨이선급 DNV와 대우조선해양 자회사인 디섹(DSEC)도 함께 개조 작업 연구에 참여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대 브레이브호 개조로 연료효율이 약 3% 정도로 개선돼 1040t(60만 달러) 가량의 연료 절감 효과를 거둘 것”이라며 “연료효율화 개선 성과에 따라 다른 선박도 개조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개조 작업을 완료한 현대브레이브호. 현대상선 제공
현대상선은 작년 8월 6만t급 벌크선 ‘퍼시픽 프라이드(PACIFIC PRIDE)호’로 한국선급으로부터 국내 첫 친환경선박인증서를 받기도 했다.

친환경선박인증이란 한국선급에서 선박의 관리와 운항, 국제해사기구의 환경 관련 협약 이행 수준 등 세 가지 측면을 검토해 선박의 친환경성과 선사의 관리 역량을 평가하고 그 이행 수준에 따라 인증서를 발급하는 제도다.

퍼시픽 프라이드호는 에너지효율개선 설비를 탑재해 동급선박과 보다 에너지효율을 평균 10% 이상 높였다. 그만큼 온실가스 배출량도 크게 줄였다.

이와 함께 현대상선은 같은 해 컨테이너선 20척을 대상으로 북유럽 화주 단체가 시행하는 ‘선박친환경지표’ 검증을 받기도 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날이 갈수록 환경에 대한 미주, 유럽 등 글로벌 화주들과 세계 항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다양한 녹색경영을 실천해 글로벌 고객들의 까다로운 환경 관련 요구사항에 미리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이 밖에도 다양한 녹색 경영활동을 펼쳐 지난해 국내 해운업계 최초로 DNV인증원에서 녹색경영시스템을 획득했고 2011년 6월에는 덴마크 해운평가기관 ‘씨인텔’이 발간한 보고서에서 전세계 컨테이너 선사 가운데 ‘세계 3대 친환경선사’로 평가받았다.

같은 해 10월에는 국내 해운업계 최초로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한국위원회로부터 산업재 운송부문 ‘탄소경영 산업 리더’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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