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혜리 기자] 조준희 기업은행장이 다음달 러시아를 방문, 현대자동차(005380) 공장이 있는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현대차 협력업체 상당수는 기업은행 고객이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17일 "조 행장이 다음달 2일부터 8일간 러시아 모스크바와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직접 방문, 기업은행의 러시아 진출 방향을 새롭게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익성이 안보이는 모스크바 사무소는 폐지하고 대신 현대차 공장이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염두해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은행은 지난 2008년 6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주재원을 파견해 사무소를 설립했다. 현재 모스크바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합쳐 130여개의 기업이 진출해있다.
기업은행은 현대차 공장이 들어선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카멘카에 위치한 현대차 러시아공장은 지난 2010년 12월 시험가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현대차 러시아공장이 현대차 해외공장 가운데 첫 해 출고량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규모가 커지자 국내 시중은행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8년 국내은행 최초로 가장 먼저 러시아에 법인을 내고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지점을 설립했다. 우리은행은 현대차의 주거래은행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조 행장이 이순우 우리은행 행장으로부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이 성장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계속 관심을 가져왔다"며 "현지에 진출한 현대차 협력업체 중 일부는 기업은행 고객이기 때문에 진출한다면 수익성은 어느 정도 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은행 가운데 러시아에 진출한 은행은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외환은행 등 3곳이다. 외환은행(004940)은 기업은행과 마찬가지로 모스크바에 사무소가 있다. 우리은행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현지지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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