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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고기가 스테이크용으로 딱인가
퍼바이언스씨는 “한국 쇠고기는 육질이 부드러운데, 마블링이 특히 환상적”이라며 놀라워했다. 퍼바이언스씨는 “한국은 고기를 얇게 잘라서 구워먹지만, 스테이크용으로는 두툼한 고기가 좋다”면서 “1인치(약 2.5㎝) 정도면 육즙이 쉽게 빠지지 않아 부드럽고 촉촉한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다”고 했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 높은 구이 부위는 등심. 등심은 등뼈를 감싸고 있는 부위로 근육이 적고 살코기 사이 지방이 축적돼 풍미가 뛰어나다. 서양 사람들이 선호하는 안심은 등심 안쪽 부위로, 결이 고와 부드럽고 지방이 없어 담백하다.
스테이크 전문점 맛의 비밀, 숙성
고기는 사다가 바로 먹기보다 숙성시켜 먹으면 맛이 훨씬 좋아진다. 고기 맛을 좌우하는 올레인산 성분이 증가한다. 퍼바이언스씨는 “미국 유명 스테이크식당에서는 심지어 3주까지 숙성시키기도 한다”면서 “일반 가정에서는 일주일 정도 냉장고 가장 차가운 칸에 두면 된다”고 했다.
굽기 최소 30분 전 냉장고에서 꺼내세요
고기를 숙성했으면 이제 양념할 차례. 입맛에 따라 허브나 향신료를 뿌려도 되지만, 역시 기본은 소금이다. 소금은 천일염이 가장 좋다. 퍼바이언스씨는 “소금은 굽기 30분 전 뿌리는 게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소금을 너무 일찍 뿌리면 육즙이 빠져 고기가 퍽퍽해져요. 너무 나중에 뿌리면 소금이 충분히 배어들지 않아 고기가 싱거워요.” 늦어도 30분 전에는 냉장고에서 꺼내둔다. “고기가 차가우면 익는 속도가 느리고 속까지 열기가 충분히 스며들지 않아 맛이 떨어져요.”
프라이팬은 두툼할수록 뜨거울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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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맛 떨어져요, 너무 익히지 마세요
고기는 구운 정도에 따라 ‘레어(rare)’ ‘미디엄 레어(medium rare)’ ‘미디엄(medium)’ ‘미디엄 웰(medium well)’ ‘웰 던(well done)’으로 나눈다. 서양 사람들은 미디엄 레어에서 미디엄 정도를 선호하는 편.
서울 르네상스호텔 스테이크전문점 ‘맨하탄 그릴’ 전문영 부주방장은 “한국 손님들은 대부분 미디엄에서 미디엄 웰로 주문한다”고 말했다. 퍼바이언스씨는 “지방이 많고 부드러운 고기를 얇게 저며 구워먹는 한국 음식문화 때문이겠지만, 스테이크는 너무 익히지 않아야 부드러운 육질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하긴 유럽에서는 ‘블루(blue)’라고 해서, 겉만 살짝 익고 속은 전혀 익지 않은 스테이크를 즐기는 사람도 많다.
고기가 얼마나 익었는지 알아보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온도 측정. 요리용 온도계 끝을 스테이크 정중앙 가장 두툼한 부분에 찔러넣고 온도를 잰다. 미디엄은 섭씨 57~63도쯤 된다.〈자세한 내용은 아래 표 참조〉 퍼바이언스씨는 이보다 훨씬 쉽고 간편한 ‘터치 테스트(touch test)’를 알려줬다.〈아래 기사 참조〉 접시 바닥에 깔릴 면에 칼집을 살짝 넣어 색깔을 살펴보는 방법도 있다.
고기도 힘들다, 서빙 전에 ‘레스팅’
고기를 구웠으면 바로 내지 말고 일단 2~3분 ‘쉬도록’ 한다. 젖은 행주에 프라이팬을 올려놓거나, 고기를 접시에 덜어 놓아도 된다. 이를 ‘레스팅(resting)’이라 한다. “열을 가해 고기를 구우면 수분이 가운데로 몰려요. 이 상태의 고기를 바로 내면 육즙이 흘러나와요. 고기는 퍽퍽하죠. 고기를 레스팅하면 몰렸던 육즙이 다시 고기 전체로 고루 퍼져서 부드럽고 촉촉한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어요.”
(요리=서울 르네상스호텔 맨하탄그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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