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집값, 폰지게임을 아시나요"

남창균 기자I 2006.05.26 13:09:35

다주택자 강남아파트 투자수익률 3% 수준

[이데일리 남창균기자] "1925년 찰스 폰지라는 사람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막대한 투자배당을 약속하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무런 사업을 벌이지 않았다. 투자금 일부는 자신이 착복하고 배당금은 다음 투자자의 납입금으로 지불했다. 폰지의 사업은 결국 1년을 못 넘기고 부풀린 풍선처럼 터져버렸다."(건교부, 26일 '최근 주택시장 동향 및 시장전망에서')

정부가 비용이 수익을 초과하는 폰지게임(Ponzi game)론을 퍼뜨리고 있다. 강남집값(버블세븐)이 펀지게임을 닮았다는 것이다.

건교부는 "최근의 강남집값 상승은 자본이득 기대에 따른 머니게임으로 추격매수가 끊기는 순간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할 우려가 있다"고 말한다.

건교부가 계산한 다주택자의 강남아파트 투자수익률은 3% 수준이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상승률(9.34%)만큼 오른다고 해도 보유세율 1%와 양도세율 50%를 감안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집값상승률이 4%라고 전제하면 투자수익률은 1%에 못 미친다고 한다.

건교부의 분석대로라면 강남아파트 투자는 끝난 셈이다. 하지만 수요자들의 발길이 끊긴 것은 아니다. 지난 주만 해도 강남3구에서 246건의 아파트가 거래됐다.

강남아파트 수요자들의 투자셈법은 건교부와는 다르다. 다른 지역은 다 떨어져도 강남은 떨어지지 않거나 낙폭이 적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실제로 2004년 전국 아파트 값이 2.1% 떨어졌을 때 서초구와 송파구는 각각 1.3%, 1.4% 하락하는데 그쳤다. 2005년 전국 아파트 값은 4.0% 올랐지만 서초구와 송파구는 각각 19.4%, 15.9% 상승했다.

다주택자의 경우 비강남권 주택은 팔더라도 강남 주택은 보유한다는 입장이다. 이왕이면 '똘똘한 집 1채'를 갖겠다는 것이다. 건교부 분석대로 연평균 9.34% 오른다면 1주택자의 투자수익률은 최소 8% 이상 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계산대로 강남지역의 투자수익률이 3% 수준이라면 비강남권은 투자수익률을 아예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부풀리고 있는 위기론에 희생되는 것은 정작 비강남지역"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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