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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 6일 기준 전국 23개 지역 17개 전통시장과 36개 대형유통업체를 대상으로 4인 가족 기준 24개 차례상 필수 품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 기준 평균비용은 18만5313원으로 전년 설 명절(18만8239원) 대비 1.6% 감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차례상 물가는 소폭 감소했지만 그렇다고 전반적인 장보기 지출 상황이 나아진 건 아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소비자 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16.61로 기준치(2020년 지수 100)와 비교할 때 5년 만에 16.6% 올랐다. ‘밥상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 지수는 더욱 오름세가 가팔랐다. 지난해 신선식품 지수는 2020년 대비 30.4% 오른 130.41을 기록했다. 지난 1월 신선식품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2% 하락했지만 지난 5년간의 급격한 상승세로 미뤄 볼 때 소비자들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명절 장사에 한창인 전통시장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이데일리는 지난 4일 서울중앙시장, 서울청량리시장, 경동시장 등을 직접 둘러봤다. 이씨를 포함한 시장 방문객부터 상인들까지 “지난해 명절과 물가는 비슷하더라도 이미 이전 수년간 물가가 많이 오른 상태다. 지출을 아끼려는 움직임은 더욱 강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 수를 줄이거나 질을 낮추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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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를 구매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마리당 5000원~1만원은 줘야 하는 큼지막한 조기 대신 3마리에 1만원하는 반찬용 조기를 구매했다. 시장을 돌며 물품을 구입하는 내내 aT에서 발표한 전통시장 장보기 가격을 훌쩍 넘겨 ‘방만 지출’을 할까 걱정을 했다.
이날 aT가 산정하는 4인 가족 평균 차림 물품 기준을 따라 장을 보니 정확히 17만1200원이 들었다. aT 기준 올해 설 전통시장 차림 비용보다 약 1만4000원 정도 저렴한 수치다. 제수용 물품들 대신 ‘가성비 제품’을 선택한 덕이었다. 특히 시장 안 축산도매센터에서 고기를 거의 반값에 구매해 비용을 많이 아꼈다. 그럼에도 사과 5개를 1만원짜리 제수용으로 구매했다면 총액 19만1200원으로 기준 비용을 가볍게 넘길 뻔 했다.
구입량을 줄이는 시민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통상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은 홀수개를 기준으로 한다. 이에 따라 기존에 사과 7개를 올렸다면 올해는 5개만 올리는 식으로 개수를 줄이고 있었다. 청량리 시장에 차례상 장을 보러 방문한 주모(77) 씨도 “조기가 작년보다 체감상 한 50%는 오른 것 같다. 전라도 사람이라 차례상에 조기를 꼭 올려야 하는데 비싸서 고민하다가 아직 구매를 못했다”며 “원래는 5마리를 놓는데 작년보다 개수를 줄일까 고민”이라고 밝혔다.
청량리 시장 안에서 과일 장사를 하는 최정원(73) 씨도 “예전보다 과일 개수를 줄여서 구매하는 고객이 많다”며 “너무 부담이 크니까 그렇게라도 하더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이후 차례를 지내는 가정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끼쳤다. 차례를 지내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는 분위기가 확산됐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 이후 명절을 지내는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 차례를 지내는 것만으로도 조상께 예를 갖춘다는 인식이 확산했다”며 “최고급 음식으로 구성하기보다 각자의 생활 수준에서 적절하게 차리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소비 행태가 완전 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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