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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박천 우라늄 공장 재가동하나…美전문가 “건물보수 진행”

정다슬 기자I 2021.12.27 10:28:46

과거 구글어스 사진 등 비교한 결과
박천 공장 내 석탄 화력발전소 재건 정황 확인

제이컵 보글이 25일 (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 ‘액세스 DPRK’에서 공개한 북한 화력발전소 구역 위성사진 비교. 철거된 건물 자리에 새로운 빌딩이 들어섰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평산 우라늄공장과 함께 북한 우라늄 공급시설로 꼽혀온 박천 우라늄 농축 시험공장이 올 들어 건물 보수공사가 진행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북한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 제이컵 보글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 ‘액세스 DPRK’에서 올해 9월까지 구글어스 사진을 비교한 결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천 우라늄 농축 공장은 우라늄 광산과 북한 최초의 우라늄 정련 공장이 있는 곳으로 2002년 9월 사실상 기동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글은 “북한의 우라늄 생산이 좀 더 현대화된 평산 공장으로 옮겨갔지만, 박천 공장이 완전히 폐쇄된 건 아니다”며 “최근 위성사진은 이 지역에서 일부 제한된 작업이 진행 중이며 정권이 이 공장을 적극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보글은 그러면서 2019년엔 뼈대만 남기고 철거되다시피 했던 박천 공장 내 석탄 화력발전소가 올 9월 위성사진에선 완전히 재건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 9월 위성사진에선 이 화력발전소와 석탄 창고를 연결하는 컨베이어벨트는 전과 달리 아직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대해 보글은 “공장 현대화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보글은 우라늄 함유 광석을 채굴하는 인근 광산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점과 ‘옐로우케이크’(우라늄광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노란색 분망) 정제공장의 지붕 수리 흔적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또 박천의 폐기물 야적장 역시 계속 운영되고 있으며 2019년부터는 야적장 관리를 위한 2900㎡의 준비구역이 건설됐다고 밝혔다.

보글은 “이같은 정황 중 어느 것도 우라늄 농축 공장의 본격적인 가동이 재개됐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은 없지만 풍계리와 마찬가지도 이 시설은 북한의 원자력 프로그램 일부로 남아있으며 필요시 즉각적인 가동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그전까진 북한이 이곳과 황해북도 평산 등 최소 2곳의 우라늄 정련시설에서 ‘옐로케이크’를 생산한 뒤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공장(UEP)의 원심분리기 설비를 이용해 핵무기 제조에 쓸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HEU)을 만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측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간 두 번째 정상회담 때 폐쇄를 요구한 북한 내 5개 핵시설에도 영변과 함께 박천이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들 중 1~2개만 없애길 원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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