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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올해 초 시작한 ‘배트맨:어번 레전드(Batman: Urban Legends)’ 최신호에는 3대 로빈인 팀 드레이크가 남자 친구와의 데이트를 수락하는 내용이 담겼다. 드레이크는 3대째를 맞는 현직 로빈이다. 1대 로빈은 나이트 윙, 2대 로빈은 레드 후드로 유명한 제이슨 토드였다.
마지막 페이지에서 두 남성은 예상치 못했던 인연의 순간을 공유하고, 드레이크가 남자 친구인 버나드의 집을 방문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드레이크는 버나드의 데이트 요청에 “아무래도 나는 그걸 원하는 것 같다”고 답한다.
1940년대 로빈의 첫 등장 이후 배트맨 팬들 사이에서 그는 잠재적으로 동성애자로 여겨져 왔는데, 이번에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이전 배트맨 만화 작가 그랜트 모리슨은 성인 잡지 플레이보이와의 인터뷰에서 “동성애가 배트맨에 내포돼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문화 평론가 글렌 웰던은 지난 2016년 펴낸 그의 저서 ‘세계 최고의 탐정(World‘s Greatest Detective)’에서 독자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 몇 가지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배트맨과 로빈이 각자 다른 침대에서 알몸으로 누워있다가 같은 침대에서 깨어난다거나, 배트맨이 여성의 사랑에 관심을 가질 때 로빈이 질투하는 모습 등이다.
과거 여러 세대 로빈을 거치면서 이 캐릭터가 여성과 동침하는 모습이 묘사되기도 했지만 그의 성 정체성이 명확하게 드러난 적은 없었다고 CNN은 설명했다.
만화가 메건 피츠마틴은 게임 전문 매체 폴리곤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 캐릭터(로빈)를 매우 사랑한다. 나는 로빈을 정의하기 위해 수없이 다시 읽기를 했고, 이것이 그가 말하고 싶어했던 이야기임을 확신했다”며 “팀은 스스로를 알아가는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