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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범행 당시 A씨와 김씨가 나눈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 김씨는 범행 당일인 지난 3월23일 살인의 목적을 품고 A씨 거주지를 찾았다. A씨는 오후 11시30분이 다 돼 집에 도착했고, 당시 김씨는 피해자의 집 안에서 A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동생과 어머니를 차례로 살해한 상태였다. 김씨는 집 안에 들어온 A씨 손에 쥐어져 있던 휴대전화를 빼앗았다.
A씨는 당시 김씨를 알아보고 “태현이니”라고 물어본 뒤 그의 팔에 생긴 상처를 발견했다. 이는 A씨 집에 돌아오기 전 A씨 어머니를 살해하며 생긴 것이었다.
검찰 측은 당시 A씨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119를 부르자”며 김씨를 회유했지만, 김씨가 가지 않겠다고 버텼다고 설명했다.
또 A씨는 “흉기는 왜 들고 있냐”, “가족들은 어딨냐”고 질문했으나 김씨는 묵묵부답이었다. 이후 A씨가 김씨를 밀어 넘어뜨리는 등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김씨가 A씨를 살해했다. 그 후 김씨는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A씨 휴대전화에 있던 대화내용 및 지인들 연락처를 지웠다.
김씨는 A씨를 살해하기 위해 A씨가 출근하지 않는 날을 미리 파악해 범행 날짜를 골랐고, 인터넷을 통해 급소를 검색한 사실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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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심리분석 결과를 근거로 들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김씨 측 법률대리인은 “심리분석 결과 피해자 가족을 모두 살해하고자 사전에 계획한 사실은 없다는 김씨의 진술은 거짓이 아니라고 판단됐다”고 말했다.
이어 “청테이프를 준비한 건 가족들 살해가 아닌 제압을 위한 목적”이라며 “김씨가 범행 현장에 도착해 B씨를 1시간 가까이 살해하지 않다가 B씨가 반항해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를 살해하는 데 필요하다면 가족들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피해자 거주지로 갔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검찰에 송치된 후 진행된 피의자 신문에서는 계획적 범행이 아닌 우발적 살인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에 대해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병원 퇴원 후 몸이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조사를 받다 보니 빨리 끝내고 싶어 경찰의 질문에 ‘네네’라고 답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김씨는 온라인게임에서 만난 A씨가 연락을 거부한다며 스토킹하다가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의 다음 공판은 오는 7월19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