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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매각? 분리매각?‥씨티銀 이사회 출구전략 첫 논의

장순원 기자I 2021.04.27 10:09:25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27일 오후 비대면 이사회를 연다. 글로벌 그룹차원에서 국내 소매금융 부문의 철수의사를 밝힌 뒤 첫 회의다. 이날 이사회에서 출구전략의 밑그림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 회의이니만큼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하기 보다 다양한 출구전략을 검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씨티은행이 소매부문을 통매각하거나 분리매각을 시도하다 여의치 않으면 점진전인 사업 축소 내지 철수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벌써 시장에서는 씨티 소매금융부문을 제2금융권이나 지방은행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씨티직원의 평균 연봉이 높아 인수부담이 크고 금융당국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금융권에서는 씨티은행이 자산관리(WM)나 신용카드를 부문 등을 쪼개파는 분리매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고 씨티은행도 강점이 있는 분야를 쪼개팔면 흥행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최근 노조와 만나 “현재까지 인수를 희망하는 곳은 아직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이 순탄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영국계 글로벌 금융사 HSBC는 지난 2012년 산업은행에 소매금융 부문을 매각하려다 실패했다. 직원 처우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서다. HSBC는 결국 영업을 폐지하며 전체 직원의 90% 이상을 명예퇴직 방식으로 정리했다.

씨티은행 노조의 반발도 변수다. 노조는 인력 구조조정을 우려해 철수계획에 강력하게 반발하는 중이다. 노조는 지난 16일 입장문을 통해 “경영진은 발표 내용을 수일 전 인지했음에도 당일까지 거짓 연기를 하며 모르쇠로 일관했다”며 “예치한 자산을 걱정하는 고객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지점마다 수백억원의 뱅크런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은행측은 “고객들의 문의는 평소보다 25% 정도 증가하였으며, 향후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변함없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음을 고객분들께 설명 중”이라며 “노조가 주장하는 뱅크런은 전혀 사실과 다르며, 수신고 역시 평소 변동 범위 내에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 16일 한국씨티은행 본사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하는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 (한국씨티은행 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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