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한달 새 5~6% 떨어지니…코스닥 바이오株에 공매도 집중

최정희 기자I 2018.07.01 16:00:00

공매도 상위 5개사 공통 투자종목 분석
신라젠·다원시스, 공매도 상위 5개사 모두 `하락`베팅
모건스탠리, 공매도 대량 보유 종목 300개 넘어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내 증시가 미국·중국간 무역분쟁, 달러 강세 등의 영향에 한 달여간 5~6% 가량 하락한 가운데 공매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외국계 공매도 상위 투자자들은 코스닥 바이오주(株) 등을 중심으로 공매도에 나섰다.

한 달 간 공매도 대량 보유 상위 5개사 중 4개사 이상이 공매도한 종목 리스트, 6월말 유동주식수 대비 잔고 비중(출처: 트루쇼트)
◇ 외국계 증권사 4곳, 바이오株 16개 집중 공매도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지난 29일 각각 장중 2300선, 810선이 무너지면서 한 달 새 5%대, 6%대 하락했다. 공매도도 활발했다. 공매도 빅데이터 업체 트루쇼트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지수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각각 6.10%, 2.47%로 한 달 전보다 1.02%포인트, 0.92%포인트 증가했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주도주가 공백 상태라 증시 반등 기대감이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보유 주식이 없는 상태에서 증권사 등으로부터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더 떨어지면 되사서 갚는 투자기법이다. 특정 종목에 공매도가 집중된다는 것은 그 종목의 주가가 향후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가 많다는 얘기다.

한 달 간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잔고가 가장 많은 상위 5개 투자자는 모건스탠리인터내셔날피엘씨, 크레디트스위스씨큐리티즈유럽엘티디, 메릴린치인터내셔날, JP모간,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 등이다. 이들은 특정 종목에 대해 발행주식물량의 0.5% 이상을 공매했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323개 종목을 대량 공매도했다. 크레디트스위스와 메릴린치는 각각 148개, 109개 종목으로 100개 종목이 넘었다.

이들 5개사 중 4개 이상 투자자가 모두 공매도한 종목은 총 16개다. 셀트리온(068270)을 제외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네이처셀(007390), 신라젠(215600), 에이치엘비(028300), 에이프로젠제약(003060), JW신약(067290) 등 코스닥 바이오주가 많았다.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데다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남북경협주가 대안으로 떠오른 영향이다. 한샘(009240), 다원시스(068240), 현대위아(011210) 등을 상대로 한 공매도도 집중됐다. 이중 신라젠, 다원시스는 5개사 모두가 공매도했다.

◇ 셀트리온·에이치엘비·한샘 등에 공매도 집중

셀트리온은 공매도를 피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의 공매도가 나타났다. 공매도 잔고 비중(유동주식수 대비)은 6월 초 16%대까지 올랐다가 최근 14%대다. 그러나 대차잔고 비중이 33%로 높은 수준이다. 에이치엘비는 빠른 기간 내 주가 급등과 5월 말 번진 악성 루머 등이 공매도에 불을 당겼다. 에이치엘비 주가는 3월 말 6만원대에서 5월 말 15만원대로 두 달새 2.5배 이상 급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차잔고 비중도 19%대에서 27%대까지 급증했다. 이에 공매도 잔고 비중은 3월 말 6%대에서 4월 4%대로 내려갔으나 다시 8%대로 올라섰다.

다원시스는 남북철도 관련 수혜주로 분류됐으나 주가가 오르기는 커녕 석 달 새 공매도 잔고 비중만 6%대에서 11%대로 급증했다. 한샘(009240)은 실적 악화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연초부터 공매도가 꾸준히 집중돼왔다. 연초 공매도 잔고 비중은 7%대였으나 최근 15%대로 증가했다. 대차잔고 비중도 28~29%까지 증가한 터라 향후에도 공매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공매도가 한풀 꺾일 가능성이 엿보이는 종목들도 있다. 신라젠은 공매도 잔고 비중이 6월 초 12%로 정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다. 실제로 신라젠을 공매도했던 골드만삭스는 6월초 숏커버(Short cover·매수)로 돌아섰다. 네이처셀도 공매도 잔고 비중이 6월 중순 7%대에서 4%대로 하락했다. JP모간 등에서 숏커버가 나타난 영향이다. 현대위아는 5월 중순까지만 해도 공매도 잔고 비중이 20%대에 달했으나 최근 10%대로 하락하고 있다. 6월 초에는 일부 투자자를 중심으로 숏커버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는 현대위아가 5월 말 MSCI코리아지수에서 편출되면서 빌려줬던 주식을 회수해 이를 매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로 인해 공매도를 위한 주식 대여가능 수량도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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