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암호화폐 가격이 동반 추락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는 살아있는 옵션”이라고 언급한데 이어 프랑스도 규제안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16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9% 이상 하락하며 1760만원대로 내려 앉았다. 리플은 23% 이상 급락하면서 2000원선을 위협받고 있고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캐시, 대시, 퀀텀 등이 일제히 두 자릿수대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해외에서도 코인베이스에서 달러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이 3% 하락하며 1만3280달러를 유지하고 있고 리플은 17% 가까이 하락하며 1.5달러대에 머물러 있다.
빨라지는 각국 규제 움직임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이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는 살아있는 옵션이지만 부처간에 진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부총리는 정부 입장에 대해 “산업적 경제적 측면에서 어떻게 할지와 가상화폐의 투기적 측면, 선의의 투자자 피해를 따로 분리해서 봐야 한다”며 “규제 방안도 만들면서,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기반기술로서 4차산업 혁명이라든지 선도사업으로서 하려는 것을 따로 균형 잡히게 보겠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가들 가운데 프랑스가 암호화폐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안정적인 경제를 원한다”고 전제한 뒤 “암호화폐와 관련해 투기나 잠재적인 금융 혼란 리스크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르 메르 장관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투기적 거래나 시세 조작 리스크가 커지고 있고 이를 통해 세금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테러와 각종 범죄행위에 악용될 소지도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쟝-피에르 랑도 전 프랑스 중앙은행 부총재에게 새로운 규제안을 만들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르 메르 장관은 어떤 구체적인 규제조치를 담을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랑도 전 부총재가 만들 규제안에 대해서는 “암호화폐가 조세 회피나 돈세탁, 금융범죄나 테러 등에 악용되지 않도록 예방하고 차단할 수 있는 규제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구글, 페이스북, 애플과 같은 기업들은 현대 세계의 무임승차자”라고 비판하며 세금 회피를 막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암호화폐 거래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에 대해 과세하는 방안이 핵심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