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우리금융 4차 매각 시도가 불발되면서 정부가 경영권 프리미엄에 연연하지 않고 지분 쪼개팔기를 통해 매수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매각방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8일 마감한 예비입찰 결과, 경영권 매각은 불발된 반면 소수 지분 입찰은 오버부킹된 전례를 봤을 때 나머지 지분(30%) 역시 ‘쪼개팔기‘ 방식이 더 유효하다는 얘기다.
소수지분 매각 ’반쪽‘의 성공…공적자금 4조원 남아
’지배적 주주 + 과점주주‘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투트랙(Two-trakck) 매각 방식에서 경영권 지분 매각은 유효경쟁 불성립으로 유찰된 반면 소수지분 매각이 성사된데는 정부가 기관투자가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유인책을 적절히 제시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지난 28일 입찰 결과 정부 보유 지분 56.97% 중 소수지분(17.98%) 매각에는 1.32배의 물량이 접수돼 성공리에 마쳤다. 투자자들은 향후 우리은행 주식을 시가나 할인가격에 매도하더라도 이번 입찰에 참여하면 주당 0.5주를 매입할 권리와 분리양도가 가능한 콜옵션을 부여받을 수 있어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우리은행 주식을 사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을 한 셈이다.
매각에는 성공했지만 소수지분 매각은 매도자 입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수 없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소수지분 입찰 참여자들은 시가와 유사한 가격으로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지배적 주주로의 매각을 포기하기 힘든 이유다. 최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아 공적자금 전액을 회수하려는 것이다. 내달 4일 소수지분 입찰자에 대한 낙찰이 마무리되면 정부는 약 1조 3000억원(시가총액*17.98%)의 자금을 추가 회수할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블록세일, 배당, 지방은행 매각, 증권보험사 매각 등을 통한 자금 회수까지 통틀어 정부는 총 6조 7000억원을 회수한 셈이다.
하지만 우리금융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12조 8000억원으로 앞으로도 정부는 약 4조원을 더 회수해야 공적자금 전액을 회수하게 된다. 이는 정부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원칙‘을 고수할 경우 남은 우리은행 보유 지분에 대해 약 40%의 경영권 프리미엄(남은 예보 지분 시가총액 2조 8200억원)을 받아야 한다는 결론을 낳는다.
금융산업 발전 우선…“경영권 프리미엄은 후순위로”
이번 4차 매각시도에서 경영권 매각에 실패함으로써 정부가 얻은 것도 있다. 최소한 우리은행의 경영권을 매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증명, ’쪼개팔기‘가 현실적 대안이라는 논리에 설득력을 얻게 됐다는 시각이다.
전광우 연세대학교 석좌교수(전 국민연금리공단 이사장·금융위원회 위원장)는 “금융산업발전을 위해 우리은행 매각을 늦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금융 매각 3대 원칙을 모두 만족시키는 매각 방식 도출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은 우선순위에서 뒤로 미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교수는 “쪼개팔기를 통해 우리은행의 소유구조를 다른 은행들처럼 절대주주 없는 은행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세계 은행들의 소유구조를 봐도 절대주주가 있는 은행은 없다”고 지적했다.
최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되 한 주체에서 받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은 “전부 쪼개서 팔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못 받기 때문에 공적자금 극대화 위배되는 부분도 있다”며 “최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되 작은 지분과 큰 지분을 나눠 쪼개파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원장은 “큰 지분을 살 주체가 마땅찮은 건 투자자들이 우리은행을 좋은 매물로 보지 않는다는 방증”이라며 “예보는 우리은행 경영 전반을 재검토해 풀어야 할 부분은 풀고 모니터링할 부분은 강화하는 매물 관리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오는 12월 4일 전체회의를 열어 지난 28일 마감된 우리은행 매각을 위한 입찰 결과에 대한 후속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우리은행 경영권 입찰이 실패한 이유에 대한 진단과 매각 조건의 문제점, 현재 시장상황 등에 대한 광범위한 의견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