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은 최근 2~3년새 정부의 녹색에너지 정책에 발맞춰 에너지 절감아파트 개발에 대대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6월 대림산업이 성북구 정릉동에 공급한 `정릉2차 e-편한세상`은 태양광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아파트로 화제를 모았지만 실제 전기 생산량이 적어 효과는 거의 없는 수준이다.
정릉2차 e-편한세상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날씨가 좋으면 하루 최대 30kW의 전기를 생산하며, 대략 한 달에 300kW의 전기를 생산한다"며 "공용전기로 활용해 관리비를 낮출 수 있긴 하지만 비용으로 환산하기 힘들 정도로 적은 금액이다. 실제적인 효과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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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4인 가족이 전용면적 85㎡ 아파트에서 일반적인 가전기기를 갖추고 생활하면 대략 월 ±400kW의 전기를 사용하며 평균 7만원대의 전기료를 낸다.
지난해 입주한 GS건설의 `청라자이`도 지열시스템, 태양광 가로등 등의 아이템이 동원됐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편이다.
청라자이 관리사무소 소장은 "지열시스템으로 생산한 전기를 단지 내 모든 공동시설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휘트니스센터와 관리사무소 냉난방에만 써 실제 에너지 절감 효과는 작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 효과가 작아 입주민 중 불만을 토로한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친환경 단지로 큰 관심을 끌었던 일산자이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단지 내 조경시설에 들어가는 공용전기가 많다보니 관리비 부담도 큰 편이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입주 초기 관리비 부담이 커 자체적으로 아파트 현관과 각 세대에 설치된 할로겐 등을 LED로 교체하는 작업을 했다"며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태양광 가로등 등이 설치됐지만 투자비용 대비 비용회수 기간을 고려하면 효용가치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실제적인 에너지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아파트를 짓기 위해서는 건축물 성능을 올리면서 동시에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기술이 보편화 돼야 하지만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다"며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미래를 내다보고 꾸준히 투자해야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