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동 교수는 이어 "윤증현씨는 금감위원장으로서 부동산 거품을 제대로 막지 못하고, 부동산대출, 가계대출, 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확대 등을 방관한 중요한 잘못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윤내정자가 업적으로 내세우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도입 등에 대해 "선진국에서는 개별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수십년전부터 해온 것"이라며 "주택값이 오를대로 오른 2007년 초 금융감독원의 소극적인 태도로 뒤늦게 도입했다. 그런 일을 부끄럽게 여기지는 못할망정 `외국에서 부러워 하는 일`로 자화자찬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윤 내정자를 금감위원장으로 임명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임기초에 신용카드 위기를 겪으면서 금융감독기구를 개혁해야 했다"며 "제도개혁도 않고, 환란책임자를 금감위원장에 임명한 노무현 대통령,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개각에 대해서 "정권의 신뢰도가 바닥인 지금, 시장의 신뢰를 받는 인사가 임명되어야 할 텐데, 정반대의 인사를 임명했다"며 "MB정부의 인사점수는 10점만점에 빵점도 못되고, 마이너스 9점쯤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태동 교수는 올해들어 아고라 계시판에 네 차례나 글을 올려 현 정부의 경제정책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특히 지난 9월 이후 한국경제가 사실상 외환위기를 겪고 있다고 주장한 대목이 눈에 띈다.
김 교수는 OECD논문을 인용, 외환위기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변동환율제의 경우, 환율상승룰(통화가치 하락률)이 평상시 변동률(표준편차 기준)의 2~3배 이상일 것 ▲고정환율제의 경우, 외환보유액 감소율이 평상시 변동률(표준편차 기준)의 2~3배 이상일 것 ▲관리변동환율제의 경우, 환율상승률과 외환보유액 감소율의 합계가 역시 평상시 표준편차의 2~3배 이상일 것 등을 제시했다.
김 교수 분석에 따르면, 작년 원화가치는 연초 900원대에서 연말 1500원까지 올라 60% 하락했다. 외환보유액 역시 3월말 2600억달러에서 11월말 2000억달러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의 달러-원 스왑 (총 170억 달러)중 중도해지분, 미국 연준의 통화스왑 인출분 110억 달러 등을 고려하면 실제 외환보유액 감소는 800억 달러 내외로, 감소율은 30% 정도로 추정된다.
따라서 김 교수는 "우리는 외환당국이 많이 개입하는 관리변동환율제이므로 변동률은 90% 수준이며, 이는 명백하게 외환위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내년부터 한국 경제의 회복속가 세계에서 가장 빠를 것이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금년에 꼴등하면 내년에 성장회복속도 1등을 할 가능성이 아주 높아진다"며 "내년 1등을 강조하는 것은 금년 낙제를 의미할 수도 있다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4분기 GDP(국내총생산)가 5.6% 감소했는데, 이는 연률로 22% 이상 경제가 축소된 것을 의미한다"며 "작년 4.4.분기 중국은 플러스 성장이고, 미국 -3.8%(연률), 독일 -2%, 영국 -1.5%(연률 -6%), 싱가포르 -3.7%(연률 -13% 이상)등 마이너스 성장을 발표했는데, 한국이 특히 심함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