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 재무상태 악화..임대아파트 차질 우려

윤진섭 기자I 2005.06.21 13:33:46

매년 2조원 건설비용 부족, 회사채 발행으로 보완
부채비율 223%로 증가, 지난해 부채증가율 공기업 중 1위

[edaily 윤진섭기자] 참여정부가 공공부문의 역할 강조와 함께 임기 중 50만가구 임대주택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임대아파트를 지어 공급하는 주택공사의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아,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1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04년 회계연도 정부투자기관 결산 결과` 자료에 따르면 주택공사의 지난해 부채 증가액은 7조361억원으로, 전년대비 69.5%가 증가했다. 이는 정부투자 13개 기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며, 주택공사의 총 부채액은 17조1646억원에 육박했다. 이 같은 부채증가는 국민임대주택건설을 위한 토지매입이 진행되면서 발생한 차입금 증가가 주요원인으로 꼽혔다. 주공 관계자는 "지난해 부채가 급증한 데는 판교, 오산 등에 들어설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땅을 매입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4조1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 임대주택 건설을 위한 재원마련에 나섰고, 올해도 4조원에 육박하는 회사채 발행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0만 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선 매년 3~4조원의 회사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며 "2007년부터 원금 상환 만기가 도래하는 데, 현재 상태로는 원금 상환이 제대로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공의 재정악화는 매년 10만가구의 임대주택 건설을 위해선 약 10조 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한데, 정작 조성할 수 있는 자금은 8조원 내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엔 임대주택 공급확대가 정부의 최우선 정책으로 부상하면서 건설비용과 임대주택 관리자금 등이 큰 폭으로 증가해 주택공사의 경영사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실제 주택공사의 부채비율은 2003년에 183% 선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자본(7조6927억6700만원)대비 223%인 17조1646억1100만원에 달했다. 이 같은 부채비율 추이는 2007년에는 250%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주공의 재정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공 관계자는 "정부 재정지원이 80%에 달했던 옛 영구임대와 달리 국민임대는 집값 대비 약 10~30% 수준으로 계속 결손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주공의 중형 아파트 분양 등 재원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국민주택기금 지원비율 변경, 상환기간 연장 등 보완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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