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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분식회계, 한국 수출위축·성장둔화 우려-삼성硏

조용만 기자I 2002.07.03 12:00:42
[edaily 조용만기자] 삼성경제연구소는 3일 엔론과 월드컴 등 잇따르는 미국 분식회계 파장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변동하고 하반기 수출환경이 악화되면서 우리 경제 성장세가 소폭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미국경제 분식회계의 파장과 대응`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분식회계로 인한 미국기업의 신뢰저하는 국제자본의 탈미국화 추세를 강화, 기업 불신 → 주가하락 → 국제자본 이탈 → 주가 추가하락의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경제에 대한 신뢰저하로 약세 기조를 보이고 있던 달러화가 추가로 하락하고 각국의 증시 불안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금융시장의 경우 원/달러 환율은 2000년 12월 이래 최저 수준인 1200원대로 하락했고 지난달 26일 종합주가지수는 9.11 미테러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최희갑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부실회계 스캔들은 국제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실물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미국발 금융불안은 우리가 통제하기 어려운 대외변수며 원화절상과 수출위축이 당장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비중이 지난해말 현재 20.7%에 달하는 상황에서 미국 경기둔화와 원/달러 환율 절상은 수출여건을 악화시키고 수출기업 및 IT기업을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 위축과 증시침체에 따른 민간소비 증가세의 하락이 경기회복세 둔화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함께 불안한 금융자산에 대한 대안으로서 아파트 등 부동산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외환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기업대출, 특히 중소기업 대출이 위축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기업과 금융기관은 환위험 노출 상황을 재점검해 헤징을 강화하는 등 환위험관리에 나서고 향후 미국 경제 및 환율의 시나리오를 설정해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단기간의 급변동으로 환투기 발생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므로 투기적 거래에 대한 예방조치를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감독당국은 가계 대출안정과 기업부문 신용경색 완화에 노력하고 해외로부터의 자금유입 확대로 과잉유동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통화 안정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기업의 경우 금리변동에 따른 위험 증대에 대비하여, 미국과 국내의 채권시장 동향을 수시 점검하고 회사채 시장의 위축 가능성에 대비하여 발행시기를 조절하는 등 금리 급변동에 따른 위험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분식회계 문제의 조기 종결은 어려우며 의혹기업이 확대됨에 따라 부실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현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 경기를 크게 위축시켜서 경기침체를 재발시키는 이른바 `더블 딥(double dip)`으로 나타날 가능성은 낮지만 경기 회복이 늦춰지고 폭이 제한적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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