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인디펜던트 스트래티지의 컬럼리스트인 데이비드 로체는 4일자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AWSJ)에 기고한 글을 통해 한국 증시가 현재 상당히 저평가되어 있으며,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그의 글을 요약한 것이다.
한국증시는 올해들어 30%이상 하락하며 아시아 증시중 태국 방콩증시에 이어 최하위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첨단기술주의 하락과 대우 붕괴, 현대그룹 해체 등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한데 기인한다. 또 코스피지수는 기업들이 자금경색을 겪을 것이며 한국정부가 투자자들의 가치회복 보다는 사회안정에 더 관심을 두고있다는 분위기로 여전히 침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것이며 극적인 반등이 일고있다. 한국정부는 충분한 재정능력을 갖고있고, 외환 보유고 역시 무역 흑자와 외국인 투자 등으로 증가하는등 대외 수지도 계속 건실하다. 또 은행들은 정부 채권기금이나 기업대출을 지원해줄 만큼의 충분한 예금을 갖고있으며 투신들도 현금흐름이 양호한 상태다.
그러나 지속적인 경제회복의 관건은 기업부문의 구조조정이다. 이를 위해서 한국의 재벌들은 부채를 줄여야 하며, 경영권을 새로운 주주들에게 이전하는등 경영권을 다양화해야 한다. 이같은 목표는 그러나 기업들이 과잉 생산과 과도한 투자와 같은 과거의 행적을 되풀이하지 않아야만 가능하다. 기업부문의 부채는 아직도 GDP의 160%에 해당하는 6330억달러에 달한다. 97년 발생한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별 변동이 없는 수준이다.
그리고 변화는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김대중대통령은 계속해서 침체된 금융권과 재벌의 개혁을 2002년 임기가 끝날때가지 지속할 것 처럼 보인다. 대우 붕괴 의 위기도 이젠 지났다. 한국의 상황은 훨씬 나아진 것이다.
비록 현대그룹 사태가 문제가 되고있지만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정씨 일가가 정부의 요구에 따라 현대투신의 회생을 위해 개인자금을 지원했고, 비핵심 자산의 매각도 추진중이다. 이럴 경우 정씨 일가가 경영에서 멀어질 수 있다. 여기에 미 AIG사가 현대증권의 최대 주주로 부상할 것으로 보여 긍정적이다.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대규모 신용경색 가능성이다.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180억달러에 이르며 이중 절반은 12월에 닥친다는 점을 들어 이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재벌들이 발행한 회사채 99억달러의 만기가 돌아왔으며 이중 2/3는 신규 채권으로 만기가 연장됐다. 여기에 한국 정부는 지난 6월 조성한 90억달러규모 채권전용펀드에 45억달러를 추가 증액키로 한 상태다.
아울러 구조조정이 이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있다. 부실은행들이 이달말까지 금융감독위원회에 자구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우량은행은 우량은행과의 합병이 이뤄지고 정부가 구제한 은행들은 하나의 지주회사로 통합될 것이다. 따라서 우량은행은 더욱 강력해지고 정부가 지원한 은행들은 서서히 도태되거나 이윤을 내는 자산을 매각하게 될 것이다. 또 투신사의 구제금융 등으로 정부 부채가 GDP의 52%로 높아지지만 이는 한국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 다른 이슈는 금리 문제다.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바라고 있다. 반면 재정경제부는 금융구조조정 비용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로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리 인상에 따른 원화의 평가절상 파급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또한 무역흑자폭이 줄어들고는 있으나 향후 2분기동안 흑자폭은 유지될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외국인들이 주식을 매수하지 않더라도 강력한 외국인 직접투자나 무역흑자가 한국의 자본수지를 흑자로 유지하게 할 것이란 점이다.
따라서 신용경색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한국정부는 부실대출을 줄이도록 압박하고 있다. 그래서 재벌들도 느리지만 분명히 바뀌고 있다. 물론 이같은 일부 개혁안은 미국 투자자들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이로인해 한국시장은 이제 시장에 의해 움직이고 법에 근거하는 시장으로 바귀고 있으며, 이는 올바른 길이다.
그리고 국내외 투자자들이 개혁이 가속화되고 한국이라는 주식회사가 건전하게 운영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게 되면 주식 시장은 상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