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차 끌고 가면 1만3천원.. '혼잡통행료' 생긴 뉴욕

방성훈 기자I 2025.01.06 09:23:29

러시아워 등 혼잡시간대 맨해튼 도심 진입 차량 대상
다리·터널 지날때 승용차 기준 최고 9달러 더 내야
교통체증 완화 및 노후 인프라 개선 자금 마련 목표
"정착 여부 좀 더 지켜봐야…트럼프 반대가 변수"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뉴욕시가 세계 최초로 교통체증 완화를 위한 요금제를 도입했다.

(사진=AFP)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뉴욕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은 이날 0시부터 맨해튼 도심부로 진입하는 차량을 대상으로 ‘혼잡통행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맨해튼 이남 지역에서 60번가까지 혼잡완화 구역으로 지정하고, 도심부 진입을 위해 다리 또는 터널을 지날 때 새로운 통행료를 추가 부과하는 방식이다. 통행료 부과를 위해 감시 카메라도 설치됐다.

통행료는 시간대, 차량별로 구분된다. 러시아워를 포함한 주중 오전 5시~오후 9시, 주말 오전 9시~오후 9시 피크 시간대에는 승용차가 9달러(약 1만 3200원), 소형트럭이 14.40달러(약 2만 1800원), 대형 차량이 21.60달러(약 3만 1800원)다. 이미 요금을 낸 경우엔 최고 3달러까지 통행료가 할인된다.

캐시 호컬 뉴욕주 주지사가 지난해 6월에 처음 제시한 15달러보다는 낮아진 가격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이외에도 야간 시간대인 주중 오후 9시~오전 5시, 주말 오후 9시~오전 9시에는 2.25달러(약 3300원)의 추가 통행료가 부과된다.

뉴욕시는 혼잡통행료 징스로 도심부 진입 차량이 10%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노 리버 MTA 국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5년 동안 이 문제를 연구해 왔다. 맨해튼 도심에 있으면 뉴욕시 교통(혼잡)이 문제라는 걸 알아채는 데 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이) 차를 끌고 나갈 것인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말로) 운전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도시를 쉽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구급차에 갇혀 있는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강조했다.

뉴욕시는 더 많은 시민들이 전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노후한 대중교통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교통 모니터링 플랫폼인 인릭스에 따르면 뉴욕 시민들은 연평균 101시간 교통체증에 갇혀 지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른 지역경제 피해액은 91억달러(약 13조 3861억원)로 추산됐다.

FT는 “뉴욕시는 혼잡통행료 징수를 통해 수십억달러 자금 조달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정치적·법적 분쟁 등) 여전히 논란 소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혼잡통행료 징수에 반대해 제기된 소송만 최소 10개에 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통행료 징수를 중단시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은 혼잡통행료 징수에 반대해 왔다”며 “지속가능 여부가 명확해지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CNN방송도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뉴욕시가 경쟁 도시 및 주(州)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되고 기업들도 도망갈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트럼프타워도 유료 구역에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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