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이건 사야해" 60% 할인까지..아마존 할인폭 확대한 이유

방성훈 기자I 2023.07.12 10:40:43

예년과 달리 할인 대상 품목·할인율 대폭 확대
“美소비자, 고물가·고금리로 절약 성향 강해져”
"올해 프라임데이, 美소비 수요 가늠자 될 것”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아마존의 연례 할인행사인 프라임데이가 올해는 예년과 달리 할인 대상 품목과 할인율을 대폭 확대했다. 치솟는 물가에 저렴한 제품을 찾거나 지출을 줄이고 있는 미국 소비자를 겨냥한 조처다. 올해 아마존 프라임데이를 통해 미국 내 소비 수요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AFP)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날부터 12일까지 이틀 동안 프라임데이 행사를 진행한다. 2015년 시작돼 올해로 9번째를 맞이한 아마존 프라임데이는 매년 여름 진행되는 대규모 할인행사로 ‘7월의 블랙 프라이데이’라고도 불린다. WSJ은 “올해 프라임데이는 미 소비자 수요를 테스트하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프라임데이는 할인 대상 품목과 할인율이 대폭 확대해 예년과 다르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갭 의류는 60%, 애플워치는 30% 할인된 가격에 각각 판매되고 있으며, 할인 대상 품목엔 세제나 정원 제초제 등 일상용 소모품까지 포함됐다. 리서치 회사인 뉴머레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의류, 신발, 가정용품 등이 가장 많이 판매됐으며, 같은 시각 주문 규모는 평균 56.26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2.22달러보다 소폭 증가했다.

기존 프라임데이가 여름 휴가 시즌에 맞춰 소비를 환기시키는 행사였다면, 올해는 소비자의 ‘절약’ 수요에 초점을 맞췄다는 진단이다. 닛케이는 “올해 프라임데이는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절약 성향이 강해진 미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대폭적인 할인이 두드러진다”며 “홈페이지를 열면 기존과 달리 할인을 강조하는 가격표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고 전했다. 이어 “이같은 변화는 미 소비에 변화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금은 4%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한때 10% 가까이 상승했다. 계란과 육류 등 주요 식품 가격은 정상화되고 있지만 가공식품 가격 급등세는 지속돼 저렴한 가격의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찾는 미 소비자가 늘고 있다. 닐슨아이큐 조사에서 미 소비자들은 5월 27일까지 52주 동안 PB 가공식품을 2% 더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속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침체 우려가 확산한 것도 소비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CFRA의 아룬 순다람 애널리스트는 “미 소비자의 재량 지출이 빡빡해지면서 (제품 구매에 따른) 이득에 대한 의식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미 시장조사업체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의 앤드류 립스먼 전자상거래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올해 프라임데이는 소비자들이 구매를 위해 얼마나 기꺼이 지갑을 열 수 있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임데이가 상품 수요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소비자들이 어떤 품목을 주로 구매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아마존은 프라임데이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 행사에선 고객들이 3억개 이상의 제품을 구매해 약 170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는 2020년까지 프라임데이 매출이 연간 40~60%대 급성장했다고 추정했다. 또 올해 프라임데이 매출은 작년(80억달러)보다 11% 증가한 129억달러를 예상했다. JP모건은 올해 프라임데이 매출이 작년보다 13% 증가해 2020년 이전보단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회사의 더그 앤머스 애널리스트는 “거시적 역풍이 소비자 지출에 계속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아마존의 주가는 프라임데이 개시 소식에 힘입어 전거래일대비 1.30% 상승했다. 아마존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53%로 나스닥지수 상승률(31%)을 웃돌고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