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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더 변덕스러운 봄…기상청 “이상기후 잦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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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I 2021.06.08 10:00:00

3월 이상 고온, 4월 한파와 초여름, 5월 눈과 잦은 비
3월과 달리 4~5월에는 찬 공기의 주기적 남하와 공기 흐름 정체 때문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올 봄(3~5월)은 유난하게 변덕이 심했다. 초봄엔 이례적으로 고온현상이 나타나면서 벚꽃이 역대 가장 빨리 피었고, 4월들어선 한파와 초여름같은 더위가 찾아왔고, 5월엔 이틀에 한번꼴로 비가 왔다.

기상청이 8일 발표한 ‘2021년 봄철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3월 기온이 이례적으로 높게 나타나면서 1973년 이후 5번째로 높은 평균기온을 기록했다. 봄꽃이 빠르게 개화하면서 서울 벚꽃 개화(3월24일/평년 4월8일) 시기는 1922년 관측 이래 가장 빨랐다.

그러다 4월엔 한파와 초여름 더위가 번갈아가며 나타났고, 4월 중순 이후에는 흐리고 선선한 날이 많아 5월 평균기온(16.6℃)은 1995년(16.0℃) 이래 가장 낮았고, 최고기온은 하위 4위를 기록했다.

△2021년 봄철(3~5월) 전국 평균기온
비도 많았다. 지난 봄철은 서쪽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주기적으로 접근하면서 강수 현상이 잦아 전국 강수량(330.5㎜)은 1973년 이후 7번째로 많았다.

특히 3월 1일은 발달한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통과하면서 봄철 내 가장 많은 비 또는 눈이 내렸고, 강원 영동에 많은 눈이 쌓여 도로에 차량이 고립되고 시설물이 붕괴하는 등 피해가 컸다.

5월은 상층(약 5.5㎞ 상공)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자주 남하하면서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내려 강수일수(14.5일)가 평년(8.7일)대비 1.7배로 역대 가장 많았고, 상·하층 대기 불안정으로 인해 우박과 낙뢰도 잦았다. 우박 일수는 0.6일로 1위를, 뇌전 일수는 3.7일로 2위를 기록했다. 강원 산지는 5월 눈이 내리기도 했다.

△2021년 봄철(3~5월) 전국 강수량
봄철 초반의 고온현상은 북극 기온이 평년보다 낮은 가운데, 강한 극 소용돌이(양의 북극진동)와 제트기류가 고위도 지역에 형성돼 북극 찬 공기를 가두는 역할을 하면서 시베리아 고기압의 강도가 약했기 때문이다.

북극진동은 북극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수십 일, 수십 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으로, 북극 온난화(음의 값)로 대기상층(약 12km 상공)의 제트기류가 약해지면 북극 찬 공기 남하로 동아시아에 한파 등 기온 변동성이 증가한다.

또 라니냐로 인해 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게 유지되면서 대류(상승기류)가 활발했고, 이 기류는 우리나라 주변에서 대류 억제(하강기류)로 바뀌어 이동성 고·저기압 발달에 기여했다.

봄철 후반에는 잦은 비는 일시적으로 북극 기온이 오르면서 제트기류가 약해졌고(약한 음의 북극진동), 우랄산맥 부근에 따뜻한 공기덩어리(블로킹)가 정체하면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중위도까지 남하하기 쉬운 조건이 형성되면서다.

또 인도양과 열대 서태평양에서 평년대비 대류가 활발(상승기류)해져 평년대비 확장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된 다량의 수증기가 북쪽 상층 찬 공기와 충돌하면서 대기 불안정이 강해졌고 강수 현상도 잦았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지난 봄은 삼일절부터 강원 영동에 기습 폭설로 시작해 3월 이상 고온과 4월 한파, 5월 저온현상 등 계절 내 변동성이 크게 나타났음을 보여준 계절이었다”며 “이상기후의 원인을 진단하고 급변하는 기상 상황을 신속히 전달해 국민에게 유용한 정보로 활용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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