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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조사관" 세월호국민조사위, 촛불시민과 '첫 발'

유현욱 기자I 2017.01.07 18:23:11

11차 촛불집회 사전행사로 출범식 열려
"정부와 맞서며 1000일…앞으로 1000일은 직접 진상규명"

정유년(丁酉年) 새해 첫 주말인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제11차 주말 촛불집회의 사전행사인 ‘4.16 국민조사위원회’ 출범식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함성을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우리가 잊지 않기에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포기하지 않기에 미수습자는 반드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우리가 행동하기에 생명의 존엄성이 보장되는 사회는 반드시 이뤄질 것입니다.”

4·16세월호참사국민조사위원회(국조위)가 참사 1000일째를 이틀 앞둔 7일 시민들 앞에서 이같이 출범을 선언했다. 촛불을 치켜든 시민도 담담한 표정을 한 채 굵은 목소리로 함께 되뇌였다. 이들의 목소리 뒤로 민중가요 작곡가 윤민석씨가 만든 ‘잊지 않을게’가 흘러 나왔다.

김중배·노세근·황진·박성영·이성민 국조위 공동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광장 북단에 설치된 무대에 올라 창립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4·16세월호국민조사위원회를 세워 진상규명을 이어가고자 한다”며 “정부가 조사권한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진상규명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겠다”고 밝혔다.

단원고 장준영 군 아버지 장훈 세월호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1000일은 정부와 맞서 싸워온 1000일이다. 앞으로 1000일은 직접 진상규명 해나가는 날들이 될 것이다”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은 아직 시작도 못했지만 여러분 덕분에 오늘 첫걸음을 뗀다”고 출범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단없는 진상규명을 위해 함께 손잡고 다시는 비극이 생기지 않도록 역사를 바꾸자. 모두가 국민 조사관이 돼 준다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월호국조위는 명칭대로 지역·나이·직업에 상관없이 세월호 진상규명에 시간을 쏟을 열의가 있다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박영대 세월호국조위 상임연구원은 “참사 진상규명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의무이자 사명”이라며 “국조위는 자원활동가 또는 시민연구원을 모집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상규명은 일부 전문가나 활동가만 할 수 있는게 아니다”며 “산더미같은 자료가 있다. 이걸 누군가는 검토해야 하며 이미 검토된 자료도 다양한 방법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출범식은 정유년 들어 처음 열리는 올해 첫 촛불집회의 사전행사의 하나로 열렸다.

이에 앞서 추모음악회에서 함민목 시인은 ‘한 자루 촛불이 되자’는 제목의 시에서 “죽임당하며/살아나/물 밖 세상도 침몰 중이라고/우리를 자각시켜준/2014년 4월 16일 원혼들의 외침”이라고 끝맺었다.

촛불집회를 주최 측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11번째 촛불집회를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로 명명하고 세월호 유가족·관련 단체와 함께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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