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적인 부분에서는 한국형 스톡카’로 불리는 차량 규정에는 큰 변화는 없었지만 팀 포인트 제도를 변경하며 단일 팀에서 세 명 이상의 선수가 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새 드라이버, 새로운 경쟁을 예고하다
슈퍼 6000 클래스의 2015년 시즌은 드라이버 소속 변화는 물론 새로운 선수들이 출전했다. 국내 선수들을 살펴보면 우선 인제 레이싱의 김동은이 CJ레이싱으로 소속을 옮기며 김의수-황진우-김동은 트로이카를 구축했고 팀 106소속으로 지난해 슈퍼 6000 클래스에 출전했던 장순호가 이레인으로 출전을 선언했다, 장순호의 빈자리는 GT 클래스에 출전했던 정연일이 메우며 투 시트 체제를 개편했다.
여기에 지난 해 가능성을 보였던 정의철은 엑스타 레이싱의 메인 드라이버로 자리를 잡았다. 또한 제임스 리와 필립 영 역시 메리츠 원 레이싱 소속으로 슈퍼 6000 클래스에 재도전을 선언했다. 지난해 팀 106과 채널A동아일보 레이싱 팀에서 투어링 카 레이스 경험을 쌓은 안정환(이레인), 디에이 엔지니어링의 안현준은 물론 봉피양의 김태현 등이 시즌 중반 새롭게 합류했다.
해외 선수들의 출전 역시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디펜딩 챔피언인 아트라스BX 레이싱은 유럽과 세계를 무대로 맹활약한 외인 팀 베르그마이스터를 영입해 라인업을 강화했고 엑스타 레이싱은 이데 유지와 한 번 더 함께 하기로 했다. 인제 레이싱은 김동은의 빈자리를 슈퍼GT 출신의 카토 히로키를 내세웠고 시즌 중반 후에는 일본 최고의 베테랑 드라이버 중 하나인 ‘돌핀 킥’ 카케야마 마사미로 대체했다.
이외에도 시즌 후반에는 엔드리스 모터스포츠가 타니구치 유키노리를 내세웠고 오토모리 챔피언스에서는 아베 히카루 등을 출전시켰다. 이에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개최된 슈퍼레이스 6라운드에서는 16명의 출전 선수 중 다섯 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진귀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슈퍼레이스가 추구하는 슈퍼6000 클래스의 성장을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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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치러진 개막전은 혼란 그 자체였다. 오프닝 랩을 달리던 엑스타 레이싱의 김진표가 백 스트레이트에서 브레이크 록이 걸리며 그대로 앞서 있던 차량들을 들이 박고, 황진우의 차를 타고 올라 허공에서 회전하며 코너 바깥 가드레일에 꽂혔다. 스톡카는 처참하게 파손됐고 이 장면은 생방송으로 중계됐다.
이에 인터넷은 김진표의 사고 소식으로 가득 채워졌고 슈퍼레이스는 인사사고라는 악재로 시즌을 시작하는 것 같았다. 처참하게 파손된 차량과 달리 김진표는 다행히 건강에 큰 문제 없었고 사고는 슈퍼레이스를 알리는 호재로 작용했다. 그리고 슈퍼레이스는 한중일 3개국에서 치러지는 8라운드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일곱 번의 경기, 일곱 명의 우승자
2015년 슈퍼레이스는 다양한 진기록을 자아냈다. 아트라스BX 레이싱의 팀 베르그마이스터는 개막전 강력한 퍼포먼스로 2분 12초 대의 랩 타임으로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 풀코스의 코스 레코드를 세웠고 이를 팀 메이트 조항우가 최종전에서 다시 2분 11초 673으로 단축하는데 성공했다. 개막전 우승은 팀 베르그마이스터의 몫이었고, 많은 사람들은 2015년 아트라스BX 레이싱의 강력함이 시즌을 지배하리라 생각했으나 결과는 또 달랐다.
팀 베르그마이스터는 개막전 우승 이후 최종전까지 우승을 신고하지 못하며 1승에 그쳤고 대회가 7라운드까지 이어지는 동안 포디엄 정상의 주인공은 매번 다른 얼굴이었다. 광저우와 상하이에서 치러진 2라운드, 3라운드는 팀 베르그마이스터를 따돌리는데 성공한 이데 유지와 젊은 패기로 선배들을 뛰어넘은 김동은의 몫이었다.
한중일 모터스포츠 페스티벌로 치러진 4라운드에서는 예선부터 승기를 잡은 조항우가 이데유지와 정연일을 따돌리고 포디엄 최정상에 올랐고 인제스피디움 최초의 나이트 레이스에서는 시즌 내내 포인트를 착실히 모았던 정의철이 이데유지와 정연일 등을 추월하며 포디엄 최정상에 올라 시리즈 포인트 선두로 나섰다.
일본으로 자리를 옮긴 6라운드에서는 ‘눈을 감고도 후지 스피드웨이를 달릴 수 있다.’며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비친 카케야마 마사미가 비 내리는 후지 스피드웨이를 압도적인 경기력과 탄탄한 운영으로 지배했다. 한편 7라운드에서는 수 차례 가능성을 선보인 팀 106의 정연일이 끈질긴 디펜딩과 공격적인 주행으로 포디엄 최정상에 올라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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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라운드를 마치고 시즌 챔피언과 팀 포인트 챔피언십의 향방은 쉽게 점칠 수 없게 됐다. 시즌 챔피언에는 팀 베르그마이스터와 정의철 그리고 이데 유지까지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고 아트라스BX 레이싱과 엑스타 레이싱이 펼치는 팀 포인트 우승 경쟁도 그 결과를 단언할 수 없었다. 폴 포자션은 조항우의 몫이었지만 치열한 스타트에서 순위는 요동쳤고 경기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게 됐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 체커는 이데 유지의 몫으로 돌아가며 시즌 2승을 신고했다.
팀 베르그마이스터는 스타트에서 하위권으로 쳐졌지만 매 랩마타 역전을 이어가며 2위로 경기를 마무리 했고, 그 뒤를 황진우, 김동은이 차지했다. 팀 베르그마이스터와 시즌 챔피언 경쟁을 펼치던 정의철은 패널티를 받으며 9위로 주저 앉았고 시즌 종합 우승을 놓쳤다. 한편 팀 포인트 경쟁에서는 엑스타 레이싱이 아트라스BX 레이싱을 누르며 우승을 차지했고 CJ레이싱은 최종전에서 체면치레를 하며 팀 포인트 3위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
◇영광 이면의 아쉬움
슈퍼6000 클래스는 올해 국내 최고의 클래스임을 증명하는 모습을 수 차례 선보였다. 개막전에서는 가장 빠른 레이스카가 갖춰야 할 안전과 이를 대처하는 기민함을 선보였고 아시아 삼개국에서 우렁찬 엔진 사운드를 내뿜으며 그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양적인 성장에서도 20대에 이르는 출전 대수를 확보했다는 점, 해외 선수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대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까지 모두 긍정적인 평가가 줄을 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남았다. 속칭 스페셜 타이어라는 이름의 ‘타이어 편파 배정’과 이로 인한 팀, 선수들의 분쟁은 시즌 내내 슈퍼레이스에게 큰 숙제를 안겼다. 이외에도 나이트 레이스에서는 스타트 상황에서 규정 위반 사항이 명백히 드러났음에도 이에 대한 후속 방안이나 대응이 미숙했다는 평가도 줄을 이으며 국내 최고 클래스의 명예에 흠집을 남기기도 했다.
◇2016년, 슈퍼 6000 클래스 주어진 새로운 숙제
대단원의 막을 내린 슈퍼6000 클래스는 2016년 새로운 시즌을 위한 담금질을 시작했다. 새로운 바디쉘 디자인을 위해 국내외 브랜드들과 협의를 진행 중에 있으며 FRP를 재료로 했던 바디쉘을 더욱 견고한 탄소섬유로 교체할 계획이다. 여기에 대회 수준을 끌어 올리기 위해 현재의 5단 수동 변속기 대신 시퀄셜을 도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새로운 출전 팀과 선수 유치에 힘쓰고 있으며 이들을 위한 새로운 스톡카 제작도 곧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의 발판은 마련됐다. 이제 슈퍼6000 클래스는 성장의 발판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내실을 갖춰야 한다. 몇 년 전 슈퍼6000 클래스는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만큼 적은 출전 대수로 시즌을 운영했던 적도 있고, 규정과 편파적인 운영으로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는 타이어 문제로 시즌 내내 골머리를 앓았다. 이제 과거의 문제를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끌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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