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못버틴 日냉장고 시장, 대우가 살아남는 법

임일곤 기자I 2013.03.07 11:00:00

일본 냉장고 시장에서 유일한 한국기업
싱글족 겨냥 소형 콤비냉장고 내걸어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국내 가전 양대산맥인 삼성·LG전자도 발을 뺀 일본 냉장고 시장에서 대우일렉이 틈새를 공략하는 전략으로 살아남아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소비자들은 천장이 낮고 면적이 좁은 집 구조상 초대형 냉장고를 선호하지 않는데다 원전 사고 등으로 인한 전력난으로 에너지 효율에 관심이 높은 것이 특징. 대우일렉은 이런 점에 착안해 현지 맞춤형 제품을 개발해 일본시장공략에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대우일렉은 7일 일본에서 증가하고 있는 싱글족들을 겨냥해 150리터 규모의 소형 콤비냉장고 신제품을 새로 선보였다.

콤비냉장고란 일반 냉장고와 달리 냉장실이 위에 있고 냉동실이 아래에 있는 형태의 제품이다. 일본에선 원전 사고 및 지진 등 재해가 잇따르면서 외식보다 집에서 식사하는 문화가 자리잡은 지 오래다. 대우일렉은 싱글족들이 냉동 식품을 애용하는 소비 행태를 파악해 냉동공간을 늘리고 에너지 효율을 높인 콤비냉장고를 내걸었다. 이런 전략이 먹혀 대우일렉 제품은 지난해 누적판매 2만대를 돌파했다. 회사는 올해 판매량이 전년대비 50%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에선 엔화약세기조로 국내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서 파나소닉과 샤프, 미쯔비시 등 현지업체들의 가전시장 장악력이 커지고 있다. 대형 냉장고를 내세우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사업성이 없어 수년전에 철수했다. 그러나 대우일렉은 현지 맞춤형 제품으로 일본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강종구 대우일렉 일본법인장은 “현지 업체들의 시장 장악력이 큰 지역의 경우 현지 문화특성 등을 반영한 제품으로 파고들어야만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며 “기술과 문화가 함께 호흡하는 제품으로 일본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우일렉은 지난 2월부터 동부그룹 계열사로 새 출발하면서 삼성·LG전자 양강 체제를 흔들만한 가전업체로 등극할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의 한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대우일렉 150리터 콤비냉장고를 살펴 보고 있다. 대우일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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