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기 위해 등장한 김 총재는 늘 그렇듯 침묵을 지켰다. 2월 기준금리를 결정하기 위해 이날 오전 한은에서 열린 금통위는 여느 때처럼 취재열기로 가득 찼다.
앞서 9시 회의 시작 10분 전. 10개월째 공석인 한 금통위원 자리의 노트북은 여전히 굳게 닫힌 채 회의장은 우선 기자들도 가득 메워졌다. 한은 집행간부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고 이후 가장 먼저 입장한 사람은 금통위원들이 아닌 열석발언자,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었다. 곧바로 이주열 부총재가 모습을 드러냈으나 두 명은 서로 시선을 피한 듯 회의장을 둘러보며 각자의 자리를 조용히 지키고 있었다.
8시 59분이 되자 강명헌, 임승태, 최도성, 김대식 금통위원들이 잇달아 등장했다. 최도성 위원은 부지런히 자료를 펼쳐보기 시작했다. “Capital Inflow and Monetary Policy”라는 영어 제목의 프리젠테이션 자료와 “금리정책의 환율파급경로”라는 한글 제목으로 된 자료들이 눈에 띄었다.
그 사이 임종룡 차관과 옆에 앉은 임승태 금통위원은 약간의 대화를 나눴고 곧 이어 이주열 부총재와 최도성 금통위원도 늘 그렇듯 간단한 담소를 나눴다.
9시 정각에 등장한 김중수 총재. 카메라 기자들 사이를 어렵게 지나 자리에 앉은 그의 표정은, 그러나 지난달과는 조금 달라보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결”을 전망하며 커다란 관심을 잠시 유보(?)했던 지난 1월과는 달리 이번에는 관심이 지나치게 집중된 탓일까. 분명히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그 관심만큼이나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김 총재의 어깨를 누르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보였다.
자리에 앉은 지 30초도 안 돼 한 기자가 회의 개최를 알리는 방망이를 두드려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김 총재는 조용히 화답했다. 이 후 카메라 플레쉬가 어지러울 만큼 터지는 회의장에서 늘 그렇듯 총재는 기자들을 위해 방망이를 2번 더 잡아야 했다.
9시 5분경 기자들이 퇴장할 무렵. 강명헌, 최도성, 김대식 위원들은 의례적이지만 담담한 미소를 띤 채 자리를 조용히 지키고 있었다. 반면 이주열, 임승태 의원과 임 차관은 다소 무표정한 모습으로 거의 부동의 자세로 앉아 있었다. 회의장의 분위기도 그렇게 딱 반반으로 갈려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