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지영한기자] 지난 21일 기아차(000270)의 정기 주주총회에선 김익환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선임되는 대신 정의선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내놓았다. 이에 대한 주식시장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외국계인 골드만삭스증권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라지브 다스 애널리스트는 "기아차의 생산감축 계획이나 대표이사 교체 등 부정적인 소식은 기아차가 생각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아차가 대략 20% 정도의 생산을 감축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처럼 어려운 국면에서 정의선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떠난 것은 시장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더 나아가 최근 원화약세에 따른 주가반등을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으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서성문 한국증권 연구위원은 기아차의 대표이사 교체를 마냥 부정적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해 현대·기아차 인재개발원장이었던 김익환 부회장을 경영일선에 복귀시키면서 대표이사 교체가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것이다.
서 연구위원은 "기아차는 작년 10월 경영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기아차 사장 출신으로 경험도 풍부한 김익환 부회장을 경영일선에 복귀시켰다"며 "이번 대표이사 교체는 작년 10월 인사의 연속선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정 사장은 4명의 등기임원중 한명으로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이 기아차의 성장성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대표이사 교체로 기아차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관심과 애정마저 식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예컨대 정 사장은 회사의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기존에 담당하던 해외영업, 기획, 연구개발(R&D) 등 중요 업무를 그대로 수행할 것인 만큼 이번 대표이사 교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한편으론 기아차의 대표이사 교체가 계열사와 보조를 맞춘 것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경우 대표이사진이 오너인 정몽구 회장을 포함해 3명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기아차도 대표이사수를 3명으로 맞추는 과정에서 정 사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경우엔 대표이사진이 정몽구 회장과 김동진 부회장, 그리고 노무담당 윤여철 사장 체제로 구성돼 있다. 기아차 역시 정 회장, 김익환 부회장, 그리고 국내영업과 노무를 맞고 있는 조남홍 사장으로 개편된 것일 뿐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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