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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유가 직격탄..제조업 수익성 악화

김춘동 기자I 2005.05.18 12:10:46

12월법인, 1Q 매출은 늘고 순익은 감소
제조업 영업이익률 한자리수로 `뚝`
삼성전자, 거래소 상장사 이익 12%차지

[edaily 김춘동기자] 지난 1분기 상장법인의 실적이 크게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이 떨어지면서 수출 경쟁력이 약화된 데다 유가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탓이다. 특히 제품단가 하락마저 겹친 정보기술(IT) 업종의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삼성과 LG 등 IT업종을 주력 계열사로 삼고 있는 대기업의 실적도 나빠졌다. 전문가들은 기업실적이 올 1분기에 바닥을 친 후 개선되며, 빠르면 3분기 늦어도 4분기에는 증가세로 돌아서며 이익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상장법인, 순익 큰 폭 감소 1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12월 결산 1244(유가증권시장 537개+코스닥 707개)개 상장법인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이익은 크게 줄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의 경우 매출은 151조94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3%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3조4340억원과 12조1223억원으로 각각 16%씩 감소했다. 코스닥 역시 매출은 12조6864억원으로 2%가량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7502억원과 5687억원으로 각각 9%, 12% 감소했다. ◇IT업종 수익성 `치명타`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의 경우 매출은 141조511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10조9964억원으로 20%나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11.7%에서 8.4%로 떨어졌다. 반면 부채비율은 91.49%에서 94.02%로 높아졌다. 수익성 악화는 IT업종이 주도했다. IT업종은 원화 강세에다 액정표시장치(LCD)와 D램 등 제품단가 하락으로 치명타를 맞으며 순이익이 무려 63%나 급감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기계업종의 순이익도 44% 줄었다. 반면 철강가격 강세로 철강·금속업종은 순이익이 48%나 늘었다. 금융업은 순이익이 대폭 증가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금융업의 1분기 매출은 9조4975억원으로 5.7%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조5608억원, 1조1259억원으로 4516%, 78% 급증했다. 대규모 부실기업들의 정상화로 대손충당 부담이 급감한 탓이다. 지난해 0.34%에 불과하던 영업이익률도 16.4%로 급상승했다. ◇코스닥 벤처 부진 두드러져 코스닥 시장에서도 비금융업종 일반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0.22%, 4.71% 감소하는데 그친 반면 IT업종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벤처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0%, 33%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업종별로도 IT업종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소프트웨어업종이 적자전환했으며, 하드웨어부문은 순이익이 50% 감소했다. 다만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서비스 영향으로 통신방송서비스업종은 흑자전환했다. 건설경기 부진을 반영해 건설업종 순익도 27% 줄었다. 비금융업종 부채비율은 97%에서 92%로 줄어 재무구조는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종의 경우 유가증권시장과 마찬가지로 한국토지신탁과 창투사의 투자자금 회수에 따라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248%, 623% 증가하며 수익성이 호전됐다. ◇10대그룹 실적도 명암 엇갈려 10대 그룹의 실적도 명암이 엇갈렸다. IT기업을 주력계열사로 가지고 있는 삼성그룹은 지난 1분기 매출 20조9988억원, 순이익 1조679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4%, 52%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1조4984억원으로 52%나 줄었다. LG그룹도 매출 12조1347억원, 순이익 2484억원으로 각각 0.9%, 83% 감소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한진그룹의 순이익은 41% 감소했으며, 현대중공업은 적자전환했다. 고유가 수혜로 GS의 순이익은 12% 증가한 반면 SK는 13% 감소했다. 한화도 순이익이 94%나 늘었다. 10대 그룹 중 이익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한화(94%)와 롯데(55%) 순이었으며, 적자전환한 현대중공업을 제외하고 순이익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LG(-83%), 삼성(-52%) 순이었다. 10대그룹 평균 매출은 71조2260억원으로 2% 늘었고, 순이익은 4조6125억원으로 41% 감소했다. 평균부채비율은 99%로 전년동기대비 3.12% 상승했다 ◇10대그룹 순익 상장법인의 38% 이밖에 10대그룹의 순이익은 모두 4조6125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전체 순이익 12조1223억원의 38%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한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12%에 달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을 비교할 경우 유가증권시장이 매출액 기준으로는 12배, 순이익 규모로는 거의 22배에 달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코스닥이 부진했다. 코스닥의 일반·벤처기업의 영업이익률은 5% 수준으로 유가증권시장 제조업종의 8%에 비해 떨어졌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환율 하락과 유가·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부진했다"며 "다만 1분기 실적부진은 이미 예상된 내용이며, 2분기까지 전년동기대비 이익감소세가 이어지다가 빠르면 3분기부터는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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