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국내 주요 조선3사가 나란히 올해 1분기 흑자를 기록하며 조선업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양호한 영업환경 속 국내 조선사들의 수익성 강화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 시장에서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3.9% 증가한 5조515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602억원으로 전년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도 매출액 2조3478억원, 영업이익 779억원을 나타냈으며, 한화오션도 매출액 2조2836억원, 영업이익 529억원을 기록해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그동안 업황 침체와 저가 수주로 수년간 지속한 실적 부진의 고리를 끊어낸 것이다. 조선 3사가 모두 흑자를 낸 건 13년 만이다.
글로벌 친환경 규제 영향으로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어나면서 선박 몸값이 상승한데다 국내 조선사들의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 수주 전략이 수익성 회복을 견인했다.
선박 가격은 여전히 강세다. 신조 선박 가격을 뜻하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의 경우 지난주말 184포인트를 기록하며 4주연속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2008년 기록한 사상 최고치(191.5포인트)와 근접하고 있다. 실제 국내 조선사들의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경우 지난 2월 HD한국조선해양이 2억7000만달러에 수주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역시 최근 1억3500만달러를 기록하며 신기록을 경신했다. 신조선가의 선행 지표인 중고선가도 1억1500만달러로 2주 연속 올랐다.
올해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올해 1분기를 갓 지났음에도 전체 수주목표 135억달러 중 73%를 달성했다. 시장에선 가스선(LNGC 와 VLAC)과 VLCC 중심의 강한 수주세가 이어지며 올해도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 역시 올 들어 현재까지 38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97억불)의 39%를 달성했다. 특히 LNG운반선, 친환경 컨테이너선,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VLAC) 등 다수의 상선 프로젝트 안건을 협의 중이며, 연내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1기 수주도 기대되고 있다.
한화오션도 지난 4월까지 LNG운반선 12척, 초대형 원유운반선 2척 등 총 17척에 걸쳐 약 33억9000만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했다. 회사 측은 올해 연말까지 2.5~3년 정도의 수주 잔고를 유지하는 선에서 수주 물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