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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6월 인도분부터 브렌트유 가격 산정 과정에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적용될 예정이다.
브렌트유는 영국과 노르웨이 사이 브렌트 유전을 비롯해 북해 유전 4곳에서 생산되는 원유로 런던국제거래소에서 거래된다. 에너지 정보분석기업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가 실시간으로 북유럽 원유 시장의 거래 정보를 추적해 발표한다.
해양에서 추출되는 브랜트유는 유통상 강점을 바탕으로 전 세계로 수출된다. WTI, 두바이유와 함께 세계 3대 원유로 꼽히며 가장 광범위한 지역으로 수출돼 국제유가의 기준(벤치마크)으로 간주된다.
주요 상품거래 시장에서 선물과 옵션 등 다양한 파생상품 거래의 기반이 될 뿐 아니라, 석유 수출국들의 모임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도 브렌트유 가격이 기준으로 사용된다.
브렌트유 가격에 미국산 원유 가격을 반영키로 한 것은 최근 세계 에너지 시장의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됐다. 브렌트유의 이름이 유래한 브랜트 유전은 사실상 고갈됐고, 미국은 퇴적암에서 추출하는 셰일 원유를 앞세워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실제 10년 전에는 하루 평균 13만4000배럴이었던 미국 원유 수출량은 올해 1분기에는 하루 평균 410만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일본의 일일 소비량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WSJ은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WTI가 브렌트유 가격 산정에 반영되면 국제 유가의 평균 가격을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WTI의 가격이 브렌트유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가 가격 산정에 사용하는 원유량이 늘어나면 가격 변동성도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다.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미국산 원유의 영향력이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미국 원유 수출 업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소식이 될 전망이다. 커설팅 회사 서레이 클린에너지의 아디 임시로비치는 “일단 벤치마크가 되면 다른 모든 등급의 원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