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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 등 외신은 러시아의 대표적인 주가지수인 MOEX 지수가 이날 장 초반 10% 이상 치솟았다가 전거래일대비 4.37% 상승으로 마감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경제 제재의 여파로 주가가 폭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러시아는 지난달 25일 증시를 폐쇄했다가 한달만인 지난 2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재개했다.
석유 대기업인 로스네프트와 루크오일의 주가가 각각 16.97%, 12.41% 상승했다. 알루미늄 회사인 루살은 15.81%, 노릴스크 니켈은 10.17% 상승했다.
국영은행 중 스베르방크는 3.9% 상승했으나 VTB 은행은 5.5% 하락했다.
러시아 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는 장 초반에 20% 이상 급락했으나 일부 만회해 16.44% 하락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재개장에는 상장된 기업 중 15%에 해당하는 33개의 종목만 포함됐으며 주가 폭락을 막기 위해 공매도도 금지됐다. 루블화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러시아 증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과 러시아 루블화 표시 국채(OFZ) 매도도 4월 1일까지 허용되지 않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같은 제한적인 재개장이 러시아 경제를 고립시키려고 하는 서방의 경제 제재에도 러시아 금융이 건재함을 보여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이날 러시아 주가 반등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제론 블로클랜드 네덜란드 투자회사 트루인사이츠 설립자 겸 리서치 책임자는 러시아 증시에 발을 들이는 투자자들에 대해 “그들의 바람과 달리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은 전쟁 전의 수준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라며 “기업들의 셀프 제재(Self-sanction)는 아주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향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래를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허용할지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앞서 WSJ는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외국인 투자자와 국내 투자자의 시장을 별도로 분리하려는 계획이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들은 앞으로도 판매 수익금을 러시아 밖으로 옮기는 데 제약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